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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새로운 기회] 유통·식음료 업계 '친환경 경영'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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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주자' 롯데, ESG 본궤도 올랐다...신세계도 '친환경 경영' 속도
현대百, 'ESG 강화' 선언...편의점 빅3, '착한 기업' 이미지 쇄신 나섰다
식음료 업계도 ESG 경영 확산...지배구조 개선 움직임도 눈길

[편집자]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의 약자) 경영은 더 이상 한 때의 트렌드가 아닙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환경파괴, 산업재해, 재난, 금융사고 등 부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른바 착한기업에 '글로벌 머니'가 몰려가고 있습니다. 잘 준비하지 못하면 위협이고 반대의 경우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국내외 ESG 현황과 과제를 짚어보는 대기획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을 응원합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 한해 코로나19로 심한 실적 부침을 겪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편의점·식음료 업체들의 ESG 경영 행보도 더욱 빨리지고 있다. 친환경 요소를 더한 제품과 마케팅을 선보인 데 이어 아예 대표이사 직속으로 전담조직을 꾸려 'ESG 강화'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사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2020.12.01 nrd8120@newspim.com

◆'선두주자' 롯데, ESG 본궤도 올랐다...신세계도 '친환경 경영' 속도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ESG 경영은 본궤도 올랐다. 롯데는 유통 기업 중에서는 'ESG 경영 선두주자'로 평가된다. 롯데가 ESG 경영을 도입한 건 6년 전이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ESG란 개념이 생소할 때였다. 일찌감치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간파한 인물은 다름 아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은 2015년 8월에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사항임을 명심해 달라"고 강조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신 회장과 동생인 신동주 전(前)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을 벌이고 있던 시점이었다. 신 회장이 '국면 전환용'으로 'ESG 경영'을 내세운 것이다. 신 회장은 이 때 비재무적 성과 항목인 'ESG 지표'를 임원 인사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6년이 지난 올해 초 롯데그룹의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ESG 경영' 단어가 경영 화두로 다시 등장했다.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으로 제시됐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ESG 경영에 전략 집중이 필요하다"며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올해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제 확대에 나선다. 올해 롯데지주와 롯데제과·롯데쇼핑은 정기주주총회에 전자투표를 도입키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롯데하이마트에만 전자투표제를 시행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본인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롯데칠성음료·롯데케미칼 등 나머지 6개 상장 계열사는 현재 전자투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ESG 중에서도 G(Governance)에 해당되는 지배구조 중에서도 주주 권익 강화에 힘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배구조는 투명한 정보공개 아래 기업들의 지배구조, 주주의 권리, 이사회의 권한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패키지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들은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달성은 물론 탄소중립 성장에 초점을 맞춰 대규모 투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도 ESG 경영에 적극적이다.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중으로 왕십리·은평·죽전·영등포점 및 트레이더스 수원·송림점 등 총 6개 지점에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마트 성수점과 트레이더스 안성점을 포함하면 총 8개 지점에서 '리필 스테이션'을 만날 수 있다.

이마트의 리필 스테이션은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내용물을 충전할 수 있는 자판기가 설치된 공간이다. 친환경 세제 전문기업 '슈가버블'의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전용 용기에 담은 뒤 바코드를 붙여 결제하면 된다. 3ℓ 기준 세제는 4500원, 섬유유연제는 3600원으로 완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39%가량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사진=이마트] 2021.01.28 hrgu90@newspim.com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점포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실천하고 있다. 백화점 점포의 공조와 조명·에스컬레이터 등의 가동시간을 점포별 컨디션에 맞춰 30~60분가량 단축했다. 점포 사무실 등 후방시설과 함께 매장의 조명을 LED로 교체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1월 배당을 확대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이마트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배당하고 주당 최저 배당금을 2000원을 보장키로 했다. 신세계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배당하고 주당 최저 배당금을 1500원으로 보장키로 했다. 두 회사는 이 같은 배당 방안을 3년마다 검토해 변경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주의 수익률에 대한 장기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배당을 위해 수립됐다"며 "주주들과 회사의 수익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대百, 'ESG 강화' 선언...편의점 빅3, '착한 기업' 이미지 쇄신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연초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2030'을 발표하면서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너의 의지에 따라 유통 계열사인 백화점과 면세점 등을 비롯해 의류·인테리어 등 상당수 계열사에서 친환경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부터 그룹 전체 계열사에서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소재 사용을 줄이는 '그린 패키지'(Green Packag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이달 8일부터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인 '365 리사이클 캠페인'을 확대 운영 중이다. 해당 캠페인은 고객들로부터 헌 옷·신발·가방 등 재판매가 가능한 품목을 상시적으로 기부받는 방식을 진행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현대백화점 직원이 친환경 캠페인 참여 고객으로부터 헌 옷을 수거받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2021.03.10 nrd8120@newspim.com

패션 계열사 한섬은 재활용 소재의 원단을 활용한 옷을 출시하고 있으며 현대리바트는 가구 포장에 들어가는 스티로폼을 100% 재생 종이로 대체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들어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이산화 탄소배출 최소화를 위해 플라스틱 줄이는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대표이사(CEO) 직속' 전담조직을 앞다퉈 출범시키고 '착한 기업'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ESG 경영위원회를 만들고 공동 위원장으로는 홍정국 BGF 대표와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를 선임했다. BGF리테일은 위원회 안에 ESG 경영 전략·환경·사회 등 영역별로 전담 조직을 따로 꾸렸다. ESG 성과는 올해부터 부문별 임원 인사에도 반영된다. 위원회는 앞으로 그룹 차원의 중장기 ESG 경영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GS25를 운영 중인 GS리테일도 ESG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으로는 허연수 대표(부회장)를 선임했다. ESG 경영 유관부서의 임원은 물론 팀장·실무자의 성과평가(MBO)에 관련 항목을 10% 이상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전무). [사진=코리아세븐] 2020.04.09 nrd8120@newspim.com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롯데 주요 계열사 중 처음으로 ESG 조직을 테스크포스(TF) 형태로 꾸렸다. 신 회장의 'ESG 경영 강화' 주문에 계열사 가운데 코리아세븐이 가장 먼저 화답한 것이다.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다.

앞서 최경호 대표는 연초 '2030 ESG 경영' 목표와 핵심 추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임직원 업무 평가에 ESG 관련 항목을 확대하고 ESG 포럼·강연 등을 통한 변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TF 팀장은 문대우 경영전략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상무)다. TF에서는 친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투명한 기업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게 된다.

◆식음료 업계도 ESG 경영 확산...지배구조 개선에 사활

최근 ESG가 경영 화두로 떠오르면서 식품 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농심은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한다. 주주들의 의결권 보장을 위한 조치다. 

친환경 경영도 가속화한다. 농심은 올해 5월 중 '무라벨 백산수'를 출시할 예정이다. 라벨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제품명을 페트병에 음각을 새겨 넣는 식이다. 2ℓ와 0.5ℓ 제품에 우선 적용해 가정 배송과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농심 무라벨 백산수. 2021.03.10 nrd8120@newspim.com

'페트병 경량화'도 계속 추진한다. 농심은 2019년 12월 백산수 0.5ℓ 제품의 경량화를 추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3.5% 줄인 바 있다.

SPC그룹은 '사회적 가치'(S)에 초점을 맞춘 동반성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SPC는 코로나19와 태풍·장마 등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농가를 지원하는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도 SPC 파리바게뜨는 충남 논산 청정 딸기를 활용한 '논산 생딸기 케이크'를 선보였다. 이전에 선보인 평창군 감자를 닮은 '강원도 알감자빵'과 제주도 구좌 당근을 활용한 '제주 구좌 당근케이크' 등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SPC의 포장재 생산 계열사 'SPC 팩'은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해 SPC 브랜드와 다양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3600여개 품목의 모든 인쇄포장재 제품을 '녹색인증 기술'로 생산하고 있다. SPC 팩은 2018년 식품포장재 인쇄업계 최초로 '녹색전문기업'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삼양식품도 ESG 경영 대열에 합류했다. 삼양식품은 투명한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재정비에 나선다. 이달 이사회를 열고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우선 삼양식품은 이사회와 경영진간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다. 사외이사는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늘려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이번에 ESG위원회도 새롭게 신설해 역량 강화에 나선다.

남양유업도 이달 ESG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오는 2050년까지 플라스틱 배출량을 20% 이상 감축키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 모든 제품에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식품 업계의 'ESG 경영' 노력은 이유 있는 선택이다. 최근 해당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ESG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미닝아웃'(meaning·의미와 coming out·드러내기 합성어) 소비 행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미닝아웃 소비는 소비를 통해 자기 취향과 신념을 알리며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것을 말한다. 미닝아웃족(族)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거나 선행을 한 착한 기업에 흔쾌히 지갑을 연다. 오랜 선행이 알려진 기업인 오뚜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뚜기'(god·신,과 오뚜기 합성어)로 불리며 국민 기업이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닝아웃 소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을 움직이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통 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한 MZ 세대(1980년 초~2000넌대 초 출생) 중심으로 확산됐던 미닝아웃 소비 행태는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업체들은 비재무적 평가지표인 ESG를 신경쓰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환경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것도 있지만 MZ 세대가 중심이 된 미닝아웃 소비와 맞아 떨어진 것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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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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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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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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