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여론조사 문구 두고 밤샘 대치
"安 만날 생각 없다…서울시장 하려고 떼쓰는 듯"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단일화 실무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 "(단일화)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각자 후보 등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단일화) 협상이 안 되면 (후보를) 등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안나가려고 하면 모를까, 다른 방법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3자 대결 가능성도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나중에 결과를 봐야 한다. 단정적으로 얘기할 필요는 없다"며 결과를 예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정책토론회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03.17 leehs@newspim.com |
오세훈·안철수 후보는 당초 지난 17~1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오는 19일 단일후보를 발표, 곧바로 단일후보 등록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양측 실무협상단은 지난 17일 늦은 밤까지 여론조사 문구와 유무선 반영 비율 등을 두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국민의힘 실무협상팀인 정양석 사무총장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9시에 재개한 협상을 20분만에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저녁에는 더 협의할 사항이 없다"며 "우리당 입장은 국민의당에서 요청한 경쟁력 조사는 피하지 않겠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을 통한 후보 확정은 새로운 방법이고 전례가 없으며 그걸 합산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실무협상팀인 이태규 사무총장은 "국민의당에서 가장 중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가상 대결"이라며 "가상대결을 존중해주면 국민의힘 측이 말한 유선 전화 (비율) 10%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박 후보와 대결해서 '야권의 단일 후보 중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조항을 쓰되, 유선(비율 10% 반영)은 수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그러면서 "그것이 부족하다면 저희는 대신 경쟁력 조사와 함께 적합도 조사도 동일한 방법으로 적합도 조사 50, 경쟁력 조사 50으로 해서 후보를 결정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수정 제안을 드렸다"며 "제안과 수정 제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후보로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뉴스핌 취재 결과 양측,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까지 협상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직접 안 후보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안 후보를 만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안 후보가) 억지로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떼를 쓰고 있는 것 같다. (박영선 후보를) 넣자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니까 (협상이) 어려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19일 단일후보 등록을 못하면 여론이 안좋아질 것 같다'는 질문엔 "여론이 좋고, 안좋고는 그 사람들의 사정"이라며 "후보로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그런 것도 못하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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