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성실한 일개미가 벼락거지 되는 나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LH 땅투기 사태로 지지율 급락...2030세대 상실감 더 커져
차곡차곡 월급 모아 내 집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 사라져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실패의 경험이 있으니 반면교사로 삼으리란 기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서 철저히 실패한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뼈아픈 경험이 그를 성장시켰으리라 여겼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은 국민의 기본권을 위한 정책"이라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한 만큼 대통령의 의지를 의심할 여지는 없었다.

이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던 지난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국민들은 이 발언을 믿었다.

정치부 이영섭 차장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일컬어지는 40%선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건으로 무너졌다. 대통령의 사과가 나오고 전수조사, 수사 의뢰, 재발방지책 마련 등의 대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무너지는 둑을 막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지대한 선거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은 지지율이 최고점을 찍을 때 선거를 치렀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남북관계 훈풍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2020년 4·15 총선 때는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정권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신천지 사태'와 국민들의 협조로 'K-방역'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선방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결과는 도지사·시장선거 등 지방의회 싹쓸이, 총선 180석 획득이었다. 무서울게 없었다.

상황은 달라졌다. LH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이슈는 언제든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은 다른 이슈로 덮을 수 있었다. 이제는 부동산 악재를 뒤덮을 호재가 없다. 정석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뿐 아니라 내년 3월 대통령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벼락거지'란 말이 유행이다. 벼락거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집을 팔거나, 사지 않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이다. 운 좋게 일확천금을 품에 안은 벼락부자란 말을 빗댄 것인데 우리 시대의 현실을 아프게 표현했다.

벼락거지란 말에는 젊은 세대의 상실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 차곡차곡 월급을 모아 적금을 들면서 부동산 등 재테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거지로 전락하고,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제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자괴감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문턱에서부터 희망 대신 '넘을 수 없는 벽'을 맞이한 세대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 "젊은이들의 영끌이 안타깝다"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나 25억원까지 오른 강남 아파트 가격이 최근 1억원 정도 하락했다고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들의 상실감을 더 크게 하고 있다.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양극화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핵심으로 내걸었던 공정과 정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임기를 1년여 남긴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출범 초기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볼 때가 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부동산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집이 있는 국민을 죄인으로 몰고, 뒤로는 자신들 앞으로 땅을 긁어모았다"면서 "기회는 불공정했으며 과정은 불의한 결과 국민은 벼락거지, 집권층은 돈벼락맞는 정권이 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야당의 비난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 진영 젊은이들의 목소리도 비슷하다. 정치적 공세로 치부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고언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다는 거짓말에 속기엔 현실이 너무 적나라하다."

"지금 현실에서는 희망이 없어 옛날 문화를 즐긴다. 이번 생은 망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는 망했다."

한국청년연대, 청년진보당, 청년하다 공동주최로 지난 15일 LH서울본부 정문 앞에서 열린 '내 집은 월세 전전, LH는 투기 전전, 분노한 청년들 모여라' 집회 중 나온 발언들이다. 

nevermin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