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르포] 800개 '택배 산성' 쌓인 강동구 아파트…주민들 의견차에 언쟁도

기사입력 : 2021년04월14일 17:37

최종수정 : 2021년04월14일 17:37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14일 낮 12시 30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총 3대의 택배차량이 도착했다. 입구에 차를 세운 택배기사들은 물품을 내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각양각색의 박스 더미가 쏟아졌고, 800여개에 달하는 박스가 쌓이면서 산성을 방불케 했다.

지난 1일부터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통제하면서 논란이 일던 이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대란이 현실이 됐다. 택배기사들은 이날부터 이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만 물품을 배송하고, 문 앞까지 전달하는 세대별 배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택배기사들은 물품을 동호수별로 분류했다. 주민들이 물품 수령을 위해 왔을 때 수월하게 찾아주기 위함이다. 냉동이나 냉장 보관이 필요한 상품의 경우 혹시나 훼손될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고, 그늘 아래 물품들을 쌓았다.

집에 있던 일부 주민들은 쌓여 있는 더미를 보고 자신의 물품을 찾으러 내려왔다. 주민 A씨는 "집에서 보니까 택배가 쌓여 있는 게 보여서 내려왔다"며 "택배가 왔다고 따로 연락 받은 건 아니지만, 혹시나 해서 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국택배노동조합이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개별 배송이 중단된 택배상자들을 쌓고 있다. 2021.04.14 min72@newspim.com

물품을 단지 입구에 쌓는 것으로 배송을 마친 택배기사들은 곧이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 회원과 취재진, 시민 등이 몰리면서 아파트 단지 인근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1번 출구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나온 경찰도 눈에 띄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기자회견을 통해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오늘부터 물품을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송하고 찾아오시는 입주민 고객께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어 "택배차량 제한은 노동자에게 더 힘든 노동과 비용을 강요하는 내용이라는 점 또한 문제"라면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해당 아파트는 설계 때부터 '차 없는 아파트'로 계획됐다. 이에 입주민들은 지상 통로가 인도용으로 만들어져 택배 물품을 옮기려면 손수레를 이용하거나 지하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는 저상차량을 구입해 이용할 것을 택배기사들에게 통보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총 53개동, 4932세대로 이뤄져 있는 대규모 단지다. 101동부터 139동까지, 140동부터 153동까지 2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형태다. 아파트 단지를 다 돌아보는 데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입구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1.04.14 min72@newspim.com

아파트 단지는 2개의 주출입구와 3개의 부출입구를 통해 지하주차장 이용이 가능했다. 5개 출입구에는 모두 '배송기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저상차량 운행으로 안전과 시설물 보호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지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입구는 모두 바리케이트로 통제돼 있었다. 오토바이도 출입하지 못하도록 바리케이트에는 '오토바이 지상통행 절대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은 통제되지만 생수나 가전 또는 이삿짐을 나르는 차량은 지상 통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날도 단지 곳곳 지상에는 조경을 가꾸기 위한 사다리차와 트럭 등 주차돼 있었으며, 가전제품을 운반하는 차량이 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택배차량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여러 동을 이동하는 등 활동범위가 넓은 반면, 가전이나 이삿짐 차량은 한곳에 정차하고 배송을 한다"며 "아울러 저상용으로 만든다고 깎을 수 있는 차량이 아니기에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택배기사들의 기자회견 직후 주민들 간 언쟁도 벌어졌다. 택배차량 지상 출입 통제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탓이다. 언성이 높아지자 인근에 있던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주민 B(70) 씨는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올 지 모르니 택배차량이 지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며 "단지 내에서 아무리 천천히 운행을 한다 해도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반면 C(61) 씨는 "인도용 보도블록이라고 깔아놓고, 택배차량은 안되고 가전제품이나 이삿짐 차량 같이 큰 차량의 통행을 허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아이들의 안전사고 때문이라면 오히려 아이들에게 차도에서 뛰는것은 위험하다고 교육을 시키거나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사고의 탓을 기사 책임으로 떠넘기는 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min7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