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CMB, 장점보다 뚜렷한 단점…시간도 등 돌려
매각가에서도 이통3사와 딜라이브·CMB간 시각차 여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에 대한 이동통신3사의 구애에 속이 타들어가는 이들이 있다. 사실상 유료방송 마지막 매물로 남은 딜라이브와 충청지역 복수유선방송업체(MSO)인 CMB 이야기다.
이통3사 모두 지난해와 달리 유료방송 인수합병(M&A)에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콘텐츠 산업이 유료방송, 인터넷(IP)TV 중심에서 OTT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연내 매각 가능성도 희미해졌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6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구현모 KT 대표이사(왼쪽 두번째)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미디어컨텐츠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3.23 dlsgur9757@newspim.com |
KT의 소극적인 태도는 앞서 구현모 대표의 모습에서도 예견됐다. 지난달 구 대표는 스튜디오지니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딜라이브와의 매각 진행상황을 묻는 질문에 "딜라이브 인수 진행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KT는 이통3사 중 단독으로 딜라이브 매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7월 현대HCN 본입찰 당시 이통3사 CEO들이 보였던 반응과도 대조적이다. 당시 LG유플러스 대표이사였던 하현회 부회장은 "현대HCN 공개매각을 쭉 검토해왔고 (본입찰 참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답했고, 구 대표도 "도심에 강한 현대HCN과 KT스카이라이프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역시 "인수시 (유료방송사업의) 규모가 커지고 좋을 것 같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시간은 점점 딜라이브와 CMB에 등을 돌리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유료방송의 지위가 급격하게 축소되면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0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유료방송 이용자 4명 중 한 명은 유료방송을 해지하면 대신 OTT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유료방송 이용료가 10% 인상되면 서비스를 해지하겠다고 답변한 이들의 비중도 30.7%로 지난해보다 5.9%p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매각가격에 있어 딜라이브, CMB와 원매자인 통신사 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CMB는 매각가격 산정에 결정적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7000원 수준으로 현대HCN의 ARPU(약 1만2000원)보다 낮아 매력도가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이 조차도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딜라이브는 객단가가 높은 서울 강남·서초 지역 가입자가 많고 디지털 전환율도 높은 점은 매력적이지만 노동조합이 강성인데다 부채부담이 크다는 점이 매각 진행을 늦추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 CMB 모두 매각이 공식화된 게 최근일 뿐이지 수년전부터 관련 소문이 파다했었다"며 "지금까지 매물로 남아있었다는 것은 원매자 입장에서 CJ헬로, 현대HCN 등 앞선 매물들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어차피 시간은 원매자의 편이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매물이 원하는 가격으로 내려올 때까지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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