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논란 후 4년여만 인가 획득
조달 자금 최대 20조원...IMA사업 진출도 가시권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을 인가받으면서 사업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에 진출하는 등 선두 입지를 확실하게 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의 단기금융업 신청을 허가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한지 4년여 만이다. 이전에는 NH투자, 한국투자, KB증권 3곳만 단기금융업에 진출한 상태였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전경 [사진=미래에셋] |
앞서 미래에셋증권(당시 미래에셋대우)은 지난 2017년 11월 발행어음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로 관련 심사가 2년 가까이 보류됐다. 현재까지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이 전부다.
하지만 미래에셋그룹이 공정거래위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조치만 받으면서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재개됐다. 이후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와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날 미래에셋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개막한데 이어 단기금융업 인가로 약 18조원의 자금 조달도 가능해졌다. 단기금융업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운용할 수 있는 투자은행(IB) 업무의 꽃으로 꼽힌다.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조달한 자금은 ▲중소·중견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비상장사 지분 매입 ▲해외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어 수익 다각화에 유리하다.
미래에셋증권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9조62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560억원 증가했다. 이는 증권업계 1위 규모로 이론적으로는 단기금융업을 통해 최대 18조~20조원 가량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아울러 단기금융업 인가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의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진출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IMA는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통합계좌로 발행어음과 함께 초대형IB 사업의 핵심이다.
금투업계는 단기금융업에 따른 파생효과가 만만치 않은 만큼 미래에셋증권의 공격적인 성장세를 점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단기금융업의 경우, 진출 문턱이 높아 어지간한 중소형 증권사는 시도조자 해보기 어렵고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인가를 포기한 사례들도 있다"며 "단기금융업을 통해 끌어들일 수 있는 자금이 상당하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공격적인 자세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도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레버리지의 규제를 받지 않는 덕분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면 막대한 유동성을 확보해 굴릴 수 있게 된다"며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부터 호실적을 올리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한 것은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