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공장 가동 중단으로 향후 출고도 차질
자동차산업협회, 개소세 인하 기간 연장 지속 건의
소비자, "차가 언제 출고될지 대리점도 몰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지연에 자동차 출고가 늦어지고 있다. 일부 차량 구매자들은 6월 말일부로 종료되는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이 같은 소비자와 완성차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개소세 인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5월 들어 반도체 수급의 어려움으로 자동차 출고가 지연되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는 10주 이상 대기해야 하며 신차인 스타리아도 약 3개월 정도 걸린다. 제네시스 GV70 등 인기 모델의 경우 3~4개월 소요된다. 포터는 통상 2개월에서 최장 5개월로 늘어났다.
[사진=현대차] |
이와 함께 기아가 지난달 출시한 K8은 아예 지난 7일부터는 특정 옵션을 제외한 차량만 생산되고 있다. 후방주차충돌방지보조와 원격스마트주차보조 기능을 포함시킨 차량은 언제 출고될지 미정이다. K8의 경우 개소세 적용 전과 이후의 가격 차이가 3.5 가솔린 모델 기준 60만원대에서 80만원대까지 차이가 난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출고가 늦어지는 피해를 그대로 소비자가 보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 출고 지연은 곧바로 예약한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대리점에서도 언제 출고될지 분명히 말하지 못하고 있다", "출고 문제로 대기가 상당한데 대기가 짧은 차종을 알아보고 있다"는 식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명의로 출고 지연에 대한 사과문을 발송하며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
자동차 업계는 개소세 인하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올들어 지속적으로 개소세 인하 혜택이 연장돼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 중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개소세 인하 혜택과 각종 신차 출시로 전년 대비 5.8% 증가한 189만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량이 늘어난 것. 하지만 올해 반도체 수급 문제로 2월 한국지엠(GM)부터 시작된 생산 차질이 현대차와 기아, 쌍용차에도 번지게 됐다.
특히 반도체 수급난이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만큼, 이달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본격화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김지홍 협회 상무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자동차산업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5월은 특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계는 개소세 인하 혜택이 연장되길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느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분명 출고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며 "개소세 인하 혜택이 연장되길 바라지만 회사들이 개별적인 목소리를 내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출고 지연은 현대차와 기아의 공장 가동 중단 결정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오는 18일 울산 3공장을, 17~18일 5공장 일부 라인을 가동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기아 역시 소하 2공장의 가동을 17~18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생산 차질이 다른 차종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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