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24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정파 간의 무력충돌은 극적 휴전을 통해 멈췄지만 미국 등 서구사회에선 늘어나는 '유대인 증오 범죄'로 비상이 걸렸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본격화된 지난 10일 이후 미 전역에서 유대인 증오 범죄로 의심되는 폭력 사건이 최소 26건이 보고됐다.
CNN 방송도 이-팔 무력 충돌을 계기로 노골적인 유대인 증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CNN에 출연한 한 유대인 남성 피해자는 지난 주 뉴욕 타임 스퀘어 인근 거리를 걷던 중 주변에서 갑자기 남성들이 몰려와 자신에게 갑자기 주먹을 날려 넘어뜨린 뒤 발로 차기 시작했다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지난 주 시내 한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려던 유대인들을 향해 여러명의 아랍계 남성들이 시비를 걸고 집단 폭행하는 장면이 동영상 등을 통해 미 전역에 퍼지기도 했다.
미국 현지 경찰은 최근에 발생한 유대인 폭행 사건에 대해 증오 범죄에 혐의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에선 유대인 증오 범죄는 주로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됐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지역 주변 정착촌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최근들어 가자지구의 민간인 지역에도 무차별 폭격에 나서면서 미국내 아랍계와 무슬림들 사이에서도 증오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진단하고 있다.
지난 16일 영국에서도 런던의 유대인 거주 지역에서 차량 스피커를 통해 "유대인의 딸을 강간하라" 등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경멸이 담긴 구호를 쏟아냈던 남성들이 경찰에 의해 체포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대인 증오 범죄를 공개 규탄하며 기류 차단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유대인 커뮤티니에 대한 최근의 공격들은 비열하며, 이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나라 안팎의 이런 혐오스런 행동을 규탄한다. 우리 모두 증오에 안식처를 주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미국과 전세계에서 늘어나는 반 유대 성향의 공격은 비열한 일로, 규탄되고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11일간 계속된 무력 충돌로 팔레스타인측에서 어린이 61명을 포함한 232명이 숨졌고 1천9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선 12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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