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전담 직원 4명뿐…전체 인력도 10년 넘게 정체
자금세탁 방지·불법 외화 유출 방지가 업무…전문성 의문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최근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을 관리·감독할 주무부처로 금융위원회를 지정했지만, 정작 금융위내 관련 조직은 미비해 관리감독의 실효성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상화폐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데, 인력과 조직이 10년 넘게 정체 상태다. 또 FIU 본연의 업무가 자금세탁과 불법 외화유출 방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문성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FIU에 가상화폐 전담 인력을 총 4명으로 늘렸지만, 국내 60여곳에 넘는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 기준으로 현재 가입자가 58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22조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15조7000억원)보다 규모가 더 컸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06.01 tack@newspim.com |
당장 FIU는 60여곳의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오는 9월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및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확인서를 첨부한 사업자 신고를 안내하고 받아야 한다. 3개월 정도의 심사를 거쳐 이후 신고된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현재는 임시조직으로 운영중이지만 향후 관련법 통과 여부에 따라 전담 조직 신설이나 인력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정보분석원 관계자는 "현재 인력으론 정부 가상화폐 관계부처 TF 업무 대응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며 "현재는 임시조직 성격으로 향후 금융위 차원에서 행안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해 인력 충원이나 전담 부서 신설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IU에 따르면, 지난 2001년 '2실 4과' 체제로 출범한 FIU는 올해 출범 20년째지만, 여전히 조직은 2실 4과, 인력은 출범 당시(46명)에 비해 소폭 증가(69명)했지만 2007년(63명) 이후 10년 넘게 정체 상태다. 금융위 소속 직원외에 검찰,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선관위 등 외부 파견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의 조직·인력 수준으로는 자금세탁 고도화, 신규 의무부과 대상 업권 확대 등 최근 환경변화에 효과적인 대응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지난 번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건 당시에도 인력 부족으로 합수단 파견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FIU 관계자는 "미국이나 호주는 우리의 FIU 성격 기관 직원이 200명이 넘는데 우리는 100명도 채 안되는데다 직원 대부분 1~2년 파견직으로 격무에 시달리다 원 부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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