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확대 위해 심사 제외 대상 최소화·의무 심사 도입" 권고
법무부도 입장 변화 감지…박범계, 이 부회장 '가석방' 힘 싣나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법무부가 교정시설 내 과밀 수용 개선을 위해 가석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방침을 세웠다.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논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법무부 교정개혁위원회(위원장 하태훈)는 9일 '교정시설 내 과밀 수용 개선방안 마련'에 대해 심의·의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은 서울고검에서 만나 검찰 인사 방향과 조직개편안을 협의한다. 2021.06.03 dlsgur9757@newspim.com |
교정개혁위는 "올해 상반기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교정시설 내 과밀수용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조됐다"며 "수용자의 건강권 등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권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수용기관 내 감염병 발생 시 과밀 수용으로 적극적인 분리 조치 등 확산 방지에 한계가 발생했다"며 "과밀 수용으로 인한 수용자 처우 기회의 감소 및 재사회화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운영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적 측면, 입법적 측면, 정책적 측면 등 다방면에서 과밀 수용 해소를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정개혁위는 가석방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공평한 심사 기회를 부여하고, 가석방 확대를 위해 심사 제외 대상 최소화 및 의무적 심사 도입을 검토하도록 했다. 또 심층적이고 실질적인 심사를 위해 가석방심사위원회의 기능과 전문성을 제고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법무부가 '이재용 가석방' 논의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방식보다는 가석방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서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놓고 "꼭 사면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가석방으로도 풀 수 있다"고 발언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 부회장 사면 및 가석방 요구와 관련해 미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됐다.
박 장관은 지난 7일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이 부회장 가석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특정인의 가석방 문제에 대해 장관으로서 뭐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국민적 공감대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당 대표가 말씀하신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지난 4월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박 장관 발언과 차이가 있다. 박 장관은 당시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 사면론이 가석방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1.18 mironj19@newspim.com |
사면은 특별사면과 일반사면으로 구분된다. 특별사면은 형의 선고가 확정된 특정인에 대해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 선고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조치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일반 사면과는 달리 특정 개인을 사면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사면을 하기 위해선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사면심사위원회에서 대상자를 선정하면 법무부 장관의 상신으로 대통령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권을 행사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형이 확정돼 사면 요건을 충족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재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내년 7월 만기 출소 예정으로 1년 5개월의 형기를 채운 상황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특정인을 위해 사면권을 행사하기엔 부담이기 때문에 가석방 가능성이 좀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형법상 가석방 조건도 충족한 상황이다. 형법상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가석방 대상이기 때문에 당장 이 부회장을 가석방해도 위법한 것은 아니다.
가석방 대상자들에 대한 실제 집행률은 현실적으로 80% 안팎으로 알려졌지만 법무부 예규로는 복역률 65%를 기준으로 잡고 있다. 법무부도 내달부터 가석방 기준 집행률을 60%로 낮추겠다고 밝혀 이 부회장의 가석방 요건은 큰 무리가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최근 검찰이 프로포폴 투약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약식기소하면서 불확실성도 없어진 상태다.
가석방은 교정기관 1차 심사를 거쳐 법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가석방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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