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3일 서울 도심에 9명씩 97건 집회·행진 신고
민변 등 법률단체 "감염병예방법,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경찰, 엄정 대응키로…"불법행위 현행범 체포할 것"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서울시와 경찰의 금지 통고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말인 3일 1만명 규모의 집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쇼핑몰, 공연장 등 폐쇄된 공간에 수천, 수만명이 모이는데도 불구하고 집회만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철저한 방역 속에서 집회를 진행할 의지도, 능력도 있다"며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7월 3일 1만여명의 노동자들은 서울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일 예정된 전국노동자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1.07.01 dlsgur9757@newspim.com |
앞서 민주노총은 3일 산업재해(산재) 사망, 중대재해 근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1만명 규모의 노동자대회를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여의도와 서울 도심 일대에 9명씩 총 97건의 집회와 행진을 신고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민주노총이 예고한 노동자대회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 신고에 금지 통고했다. 경찰은 또 집회가 예정된 여의도권 및 주요 도심에 가용 가능한 전국 경찰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집결을 차단하고, 불법집회를 개최할 경우 해산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범 체포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일 노동자들이 죽어가는데 정부의 대책은 무엇이며, 비정규직 노동자 분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들리지 않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는 문 대통령에게 직접 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속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는데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민주노총은 거리두기와 안정적인 집회 운영을 위해 경찰 등에 풍부한 공간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노동자 목소리 차단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3일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후보 출마 선언에는 500여명이 운집했고, 공연장에는 4000명, 야구장에는 6000명이 모였는데 이건 방역과 무관한 것이냐"며 "경찰의 과도한 폭력 등이 방역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9일에는 감염병예방법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집회·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전면적이고 선제적으로 모든 집회 시위를 제한, 금지하는 고시를 즉각 철회하고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장(지자체장) 임의로 집회금지 기준을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이 명백한 죄형법정주의 위반이라고 봤다. 또 밀폐된 실내에서 콘서트는 허용하면서 야외에서 진행되는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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