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시작되자 하드 교체해주고 PC 숨겨준 혐의
1·2심 징역8월에 집유2년 → 대법원서 확정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56)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당시 정경심(59) 교수의 PC와 하드디스크 등을 숨긴 혐의를 받는 '재산관리인' 김경록(39) 씨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8일 증거은닉 혐의로 원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김 씨에 대한 원심 형을 확정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 일하던 김 씨는 2014년부터 정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아왔다. 그는 2019년 8월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당시 정 교수의 부탁을 받아 동양대 교수휴게실에 있던 PC를 반출하고, 자택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뒤 이를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지시로 정 교수의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일가의 자산관리인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법원은 김경록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0.06.26 dlsgur9757@newspim.com |
1심은 김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개시될 사정을 알게 되자 하드디스크와 컴퓨터 본체를 은닉하는 대담한 범행을 저질러 국가의 형벌권을 방해했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심은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사정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능동적으로 범행을 한 사실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2019년 8월 31일 정 교수에게 하드디스크 3개를 받을 당시 "없애버릴 수도 있다. 해드릴까요?" 라고 했고, 정 교수가 "이 하드에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있으니 잘 간직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2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하드디스크 하나는 아예 발견도 되지 않아 증거로 사용되지 못했고, 나머지 하드디스크에는 딸 조민 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증명서와 아들 조모 씨의 법무법인 청맥 인턴십확인서와 동양대 총장상 등 중요 증거가 다수 있었다"며 "이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곤란하게 하는 등 국가기관의 형사사법 기능의 적정행사를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근무중인 투자회사 주요 고객인 정경심의 재산관리인으로서 여러 해동안 인연을 맺어왔고 정경심보다 사회적 지위와 나이 등에서 열세가 있다"며 "피고인이 하드 폐기나 본체 반출을 먼저 제안했다는 정경심 진술이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주도적으로 범행했다고 볼 수 없고 정경심 요청에 따랐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집행유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한편 정 교수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지만 김 씨에게 증거를 숨기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현행법상 자기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하거나 인멸했을 때에는 처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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