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데니·김구 서명문·진관사 태극기 보물 지정 예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내려는 간절한 염원이 담긴 태극기 유물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열린 제4차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데니 태극기'와 '김구 서명문 태극기', '서울 진관사 태극기' 등 태극기 유물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보물로 지정된 데니 태극기 [사진=문화재청] 2021.08.12 alice09@newspim.com |
이와 별도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 서명문 및 축하문', '한국광복군 기관지 광복', '한국광복군 훈련교재 정훈대가',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 4건은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2019년부터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들에 대한 검토를 시작해 작년해 '말모이 원고' 등 한글 관련 문화재 2건을 보물로 지정한 바 있다.
이후 두 번째로 태극기 3건을 이번에 보물로 추가 지정 예고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번에 지정 예고한 태극기 3건은 19세기~20세기 초 제작된 것들로, 일제강점기 혹독한 시련 속에서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내려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문화재이다.
이중 '데니 태극기'는 세로 182.5cm, 가로 262㎝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옛 태극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기 제정의 초창기 역사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이다.
'김구 서명문 태극기'의 깃대와 괘의 사이에는 김구 선생의 친필로 묵서 4줄 143자가 쓰여 있고 마지막에 '김구(金九)'라고 새겨진 작고 네모난 인장이 찍혀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보물로 지정된 '김구 서명문 태극기' [사진=문화재청] 2021.08.12 alice09@newspim.com |
이 태극기의 가장 큰 역사적 의의는 김구와 안창호로 대표되는 일제강점기 해외 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한국인들의 광복에 대한 염원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서명문에는 김구는 망국의 설움을 면하고 자유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광복군을 도와줄 것을 강하게 호소했다.
이는 1942년 6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태극기의 제작규정을 통일하기 직전에 제작돼 태극기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역사ㆍ학술적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진관사 태극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의 형상을 먹으로 덧칠해 항일(抗日) 의지를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되는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 성명문 및 축하문'은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의 가릉빈관에서 임시정부 주석이자 광복군창설위원회 위원장인 김구의 주관 아래 거행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 관련 유물이다.
'한국광복군 기관지 광복'은 한국인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국광복군의 대일항전을 선전하여 항일 독립사상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1941년부터 1942년까지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정훈처에서 발행한 기관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 성명문 및 축하문' [사진=문화재청] 2021.08.12 alice09@newspim.com |
이외에도 1945년 5월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정훈처에서 발행한 소책자 형태의 훈련교재인 '한국광복군 훈련교재 정훈대강'은 한국광복군이 이전까지 중국군사위원회에 예속되어 있다가 중국과 끊임없는 교섭을 거쳐 마침내 1945년 5월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소속으로 변경돼 그 통할을 받음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역사·사료적 가치가 높다.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는 1930년 1월 만주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사회장(1930년 3월)에서 낭독된 약력서이다. 그의 출생과 성장, 사망, 주요 활동과 사상, 가족관계 등을 연도별로 상세히 기록하고 있어 김좌진 장군의 전 생애를 순차적으로 알 수 있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다.
문화재청은 이번 '데니 태극기' 등 3건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 서명문 및 축하문' 등 4건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태극기 보물 지정 예고를 계기로, 역사‧학술적 중요성이 널리 인정된 국가등록문화재 등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재평가하여 이를 국보·보물 지정 대상에 포함시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제도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일독립유산 등 다양한 근현대문화유산을 꾸준히 발굴하여 지정‧등록하도록 정부혁신과 적극행정으로 임하여 우리 문화재의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