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노동자 장덕준씨, 지난해 10월 재택에서 사망
유가족 "정부, 쿠팡 야간노동·근로조건 개선 나서야"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가 숨진 고 장덕준(26)씨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사회 단체들이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가족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과로사 대책위)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나서서 쿠팡의 야간 노동과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 동안 야간근무를 했던 장씨는 지난해 10월 12일 퇴근 후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장씨가 하루 최대 11시간 근무했다는 유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 2월 장씨의 죽음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가 숨진 고 장덕준씨 유가족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등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야간노동과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2021.09.07 filter@newspim.com |
이에 쿠팡은 지난 7월 물류센터 근로실태 조사연구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제시했다. 대책위는 공신력 있는 실태조사를 1차로 진행한 뒤 차후 개선안을 협의하는 조건으로 수용하기로 했으나 쿠팡의 연락이 돌연 두절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유가족은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총 2130명의 동의를 받았다.
장씨의 모친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쿠팡에서는 아들의 친구들이 제2의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연속 야간노동에 내몰리고 휴게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언제든 우리 아들과 같은 사망자가 또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유족과 대책위를 기만하는 쿠팡을 규탄한다"며 "다시는 우리 유가족과 같이 과로로 가족을 잃는 참담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도 "한해 2300명의 노동자가 죽는 것은 모두 공짜노동, 과로사의 결과"라며 "과로사로 죽어나가는 노동자들이 더이상 현장에서 죽지 않도록 노동시간을 단축하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이제 과로사 문제 해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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