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銀-고팍스‧후오비‧지닥‧한빗코과 논의 중
이 중 건전성 높은 '고팍스‧한빗코' 계약 유력
거래소 "최종 결론 날 때까지 예단하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JB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계좌 발급 막바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4대 거래소 외에 원화거래를 할 수 있는 거래소가 추가로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JB금융의 자회사인 전북은행은 고팍스‧후오비코리아‧지닥과 실명확인 계좌 계약을 타진 중이고, 광주은행은 한빗코와 막바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광주은행은 이들 거래소와 실사도 모두 마쳤다.
JB금융 관계자는 "몇몇 거래소들과 접촉한 적 있는 건 맞지만 현재로써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것 없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해당 거래소들은 전북‧광주은행과의 계약에 대해 우선순위로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거나, 크게 부인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FIU에서도 4대 거래소외의 추가로 은행과 거래소가 논의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은행의 확인서만 남았다"면서 "거래소는 기다리는 입장이다 보니 은행과 최종적으로 결론이 날 때까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전북·광주은행이 기존의 '1사 1거래소' 방식처럼 한 은행당 하나의 거래소로 갈 것이란 예측과 더불어, NH농협은행처럼 2개 이상의 거래소와 계약할 것이란 전망도 크다. 현재 국내 거래량의 80% 이상이 업비트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소거래소 하나만 거래하기에는 은행의 수익 확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은행은 거래소와의 실명확인 계좌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이미 단일 거래소와 계약된 은행은 복수의 거래소와 거래해도 시스템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진=JB금융) |
중소 거래소들도 오는 24일까지 실명계좌 확인서를 받을 것으로 보고, 관련 이벤트와 코인 정리에 나서는 등 준비에 한창이다.
이달 고팍스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사전 예약 이벤트를 개시했고, 지닥은 원화 입금액에 연 7% 상당의 BTC를 리워드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두 이벤트 모두 거래소가 실명확인 계좌를 확보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앞서 고팍스는 BNK부산은행과 계약 논의 중이던 지난 3월에도 실명확인 계좌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후오비코리아는 지난 10일 코인 62종을 무더기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은행 실명확인 계좌 발급과 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준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잡코인이 많을수록 은행과 금융당국의 거래소 평가에 불이익을 받는다.
이들 거래소 중에서도 유력한 곳은 고팍스와 한빗코다. 고팍스는 국내 거래액 5위권 거래소로 꼽히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2018년 취득하며 업계서 건전성 높은 거래소로 인정받고 있다.
한빗코는 지난달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사업자 통과 이후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한빗코는 그간 거래소들이 은행 법인 계좌를 통해 원화 입금을 받는 '벌집계좌'도 사용하지 않았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한빗코는 원화거래를 해보지 않았지만, 벌집계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정부 말을 잘 들은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전 사업자 신고 마감이 10일 남은 현재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서를 낸 곳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뿐이다. 이들은 케이뱅크, 농협은행, 신한은행과 실명확인 계좌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선 이대로 가다간 '업비트 독점' 현상이 굳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업계 재편이 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거래소들이 시장에 진입해야 경쟁도 되고 업계도 발전할 수 있다"며 "현재 체제로는 한 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FIU 관계자는 "애초에 거래소 개수를 제한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은행과 당국이 정한 요건에 맞으면 통과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