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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자금 댄 은행권…화천대유 수익 구조 몰랐나

기사입력 : 2021년10월01일 06:00

최종수정 : 2021년10월07일 16:31

일방적 수익구조 대해 은행들이 인지하고도 수용
은행들 "일반적인 투자 방식...배당 구조 문제 없어"

[서울=뉴스핌] 최유리 홍보영 기자 =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이 일파만파인 가운데 해당 사업에 자금을 댄 은행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화천대유가 사업 지분 단 1%로 대주주보다 많은 수익을 챙기면서 이 같은 수익 구조를 은행들이 왜 받아줬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아울러 사업자 선정부터 화천대유를 내정해 뒀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하나은행 컨소시움과 화천대유가 함께 참여한 경위도 주목받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크게 두 줄기로 자금을 댔다. 우선 민관 합동 특수합작법인(SPC) 성남의뜰에 지분을 투자했다. 추후 부동산 개발이 시작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해줬다.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SPC 지분의 50%+1주를 갖고 나머지 지분을 갖는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다. 여기에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됐고,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하나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출자금을 댔다. 하나은행 7억원(지분율 14%), KB국민은행 4억원(8%), IBK기업은행 4억원(8%) 등이다.

성남의뜰 주주 구성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1.10.07 yrchoi@newspim.com

은행들은 이를 기반으로 PF 대출에도 참여했다. 은행권이 화천대유에 2018년부터 3년간 빌려준 자금은 총 4060억원이다. ▲하나은행 2250억원 ▲NH농협은행 710억원(210억원은 사모펀드로부터 수탁받은 것) ▲IBK기업은행 700억원 ▲Sh수협은행 400억원 등이다. 대출금은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자산관리사 (AMC) 화천대유를 통해 공사비 등 개발사업에 쓰였다.

은행이 지분 투자와 PF 대출로 개발 사업에 자금을 대는 방식은 이례적인 게 아니다. 부동산 개발의 경우 지분 투자를 통한 이익보다는 추후 PF 대출을 기대하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나중에 PF 대출을 가져오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미끼로 지분을 투자하는 것"이라며 "지분 투자와 PF 대출이 함께 가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분 투자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수익구조에 대해서도 은행들이 인지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은행들은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를 갖고 있어 수익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

성남의뜰 수익구조는 우선주 비율이 높고, 남은 이익금 모두가 소수의 보통주로 돌아가는 구조다.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권이 갖는 우선주가 93%, 화천대유와 SK증권이 갖는 보통주가 7%다.

성남시는 배당금으로 1830억원을 가져갔고, 은행들은 사업연도별로 출자금의 연 25%인 22억원 가량을 받았다. 반면 7% 지분을 가진 화천대유와 SK증권은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낮은 지분율로 이익 대부분을 가져간 수익구조가 논란이 된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행사가 사업설계를 짜서 금융사들에 참여의사를 타진하게 된다"며 "이 때 금융사는 수익 구조나 자금 흐름, 주주 현황 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사업성이나 리스크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당구조에 문제의식이 있더라도 이를 지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가 대주주도 아니고 사업을 따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문제제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컨소시엄 참여 은행들은 우선주와 보통주로 이뤄진 지분구조상 지분이 적어도 수익을 많이 가져갈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앞서 이익을 배당받아 위험성이 낮은 반면 보통주는 이익이 더 남아야만 가져가는 '고위험 고수익' 구조로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이 화천대유와 어떻게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됐는지도 관심사다.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컨소시엄 3곳 중 유일하게 하나은행 컨소시엄만 화천대유라는 자산관리사를 포함했다. 화천대유는 공모 당시 불과 일주일 전에 설립된 신생회사였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개발사업에 아무런 실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화천대유를 미리 내정해두고 심사를 해 이들이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컨소시움 관계자는 "화천대유는 대표이사 포함 도시개발사업을 수행해 본 경험이 있는 시행 인력과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돼 사업 수행 능력을 인정할 수 있었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낸 공모 지침에 따라 컨소시엄 참여를 희망하는 곳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같이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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