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성남시청 압색 중요…문서·회의록 확보해야"
'키맨' 유동규 휴대전화 포렌식…관계자 줄 소환
[서울=뉴스핌] 한태희 장현석 기자 =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논란이 대통령 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최종 허가한 성남시청 등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돌입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수사기관이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나서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수사 대상이 윗선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2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과 경찰은 현재까지 성남시를 압수수색하지 않고 있다. 성남시는 관할 지역 내 각종 개발사업과 건축 등에 대한 인·허가를 내주는 행정 기관이다. 또 시가 100% 출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를 관리하고 감독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지 조사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는지 따져 보려면 성남시 자료를 확보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다수 의견이다.
◆ "문서·회의록 압색으로 빨리 확보해야"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7일 대장동 개발사업 계획 수립부터 변경 인가까지 사업 전반을 담당한 성남시 문화도시사업단 도시균형발전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았다. 압수수색이 아닌 임의제출 형식이었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살펴본 뒤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해당 부서를 압수수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장동 관련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아직 수사상황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사진=김아랑 기자] |
검찰은 앞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2처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김광삼 법무법인 더쌤 변호사는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는 게 최고로 중요하다"며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와 관련된 문서와 회의록을 압수수색으로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선희 법무법인 혜명 대표 변호사는 "수사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성남의뜰부터 시작해서 수사를 하다 보면 어디까지 연결될지 모른다"며 "성남의뜰 설립 과정에서 성남시 연결고리가 있으면 당연히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성남시가 관련이 있으니 무조건 성남시를 털어야지는(압수수색은) 말이 안 되고, 수사 관련성에 성남시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결정이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성남시를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즉각 성남시청과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하지 않으면 검찰과 수사 지휘라인을 상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 유동규 휴대전화 포렌식…김만배 등 줄줄이 소환
경찰은 이번 의혹 한복판에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 들어갔다. 경기남부청은 이날 오전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과 유 전 본부장이 창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습득한 사람을 부르는 등 포렌식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지난달 29일 주거지 압수수색을 나오자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졌다. 검찰이 휴대전화를 찾지 못했으나 경찰은 CC(폐쇄회로)TV 분석 및 주변 탐문으로 지난 7일 유 전 본부장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총괄하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들에게 큰 수익이 돌아가도록 수익금 배당 구조를 짠 혐의를 받고 있다. 2021.10.03 yooksa@newspim.com |
검찰은 김만배 씨 등 이번 의혹 핵심 관계자와 실무자를 줄줄이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전날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1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했다. 김 씨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검찰은 김 씨에 대해 뇌물공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3일 유 전 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죄 혐의로 구속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설계한 인물로 화천대유에 막대한 이익을 몰아주는 등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11억원과 이익금 700억원을 받기로 하는 등 뇌물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녹취파일 19개를 제출받았다. 해당 녹취록에는 김씨 등 핵심 관계자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10억원대의 개발 수익을 전달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은 화천대유 금고지기 김모 이사, 화천대유 대표 이성문 씨,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소유한 천화동인 1호 대표 이한성 씨,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 정민용 변호사, 황호영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한모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2처 개발사엄2팀장,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는 "이런 큰 수사는 관련자부터 차근차근 조사한다"며 "(윗선이) 관련됐다는 진술이 나오기만 한다면 수사는 당연히 언급된 사람들로 다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필요성만으로 (성남시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며 "최소한의 소명이 있어야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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