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수리기사 등 코웨이 노조 파업...신규 설치·AS 차질 예상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생활가전 렌탈업체 코웨이가 노사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설치·수리기사, 방문점검원, 영업관리직 등 노동자들이 20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해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성장성을 높이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사갈등으로 제동이 걸렸다.
◆코웨이 정규직·비정규직 총 파업...AS 등 차질 예상
20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최근 밝혔다. 설치·수리기사와 방문점검원, 그리고 영업관리직 등 정규직·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들이 함께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하는 것이다.
현재 코웨이의 설치·수리기사와 영업관리직은 정규직, 방문점검원은 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은 특수고용직이다. 이들 노조는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코웨이는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과노동과 산업재해 위험 속에 방치돼 있다"며 임금인상, 근무환경 개선 등을 파업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공동투쟁본부는 2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사진=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
코웨이는 지난해에도 노조 파업으로 몸살을 겪었다. 설치·수리기사로 구성된 서비스매니저(CS닥터) 노조와 대치하다 지난해 8월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 짓고 정규직 전환과 1500여명 본사 직접고용, 평균 실소득 향상, 복리후생 혜택(업무지원비, 주택자금 대출, 연차수당 등)을 부여한 바 있다.
올해도 노조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파업으로 이어졌다. 코웨이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성실히 진행해 온 교섭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갑작스런 총파업 선언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노조측과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진행하며 더불어 고객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선방했지만...노조파업에 발목
코웨이를 비롯한 렌탈업계는 코로나19에도 선방한 업종으로 꼽힌다. 코웨이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7.2% 증가한 3조 2374억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으며 올해도 해외시장 성장 등으로 매출액 3조 6000억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렌탈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국내 시장 수요도 덩달아 높아져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활가전 렌탈 제품을 찾는 국내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10.19 romeok@newspim.com |
그러나 이번 파업에서 설치·수리기사와 영업관리직 그리고 방문점검원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신규고객 유치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AS, 정기점검 등 코웨이의 렌탈사업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주기적으로 매니저가 방문해 필터 교체, 소독 등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는 렌탈 사업 특성상 파업으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설치기사(CS닥터) 파업이 이뤄지면서 당시 정수기 렌탈 관련 소비자 불만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CS닥터 파업이 진행된 지난해 7월 정수기 렌탈 관련 상담건수가 전월대비 128.2% 늘었다. 코웨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렌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감소했으며 렌탈 계정수는 전 분기 대비 1만여개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경쟁업체들에서도 코웨이의 파업 이슈가 달갑지만은 않다. 렌탈업계의 잦은 파업이 자칫 렌탈 전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방문점검원에 설치기사까지 파업에 나서면 렌탈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받는다"며 "신규 고객의 설치 신청이나 기존 고객 대상 AS 등 주요 서비스들이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 파업으로 인한 반사이익 보다는 렌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굳어질까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자가관리형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노조리스크가 점차 가중된다면 업체들도 장기적으로 자가관리형 제품에 힘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