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생산 능력 더해진 '지씨셀' 탄생...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 법인 '지씨셀(GC Cell)'이 출범했다. 연구개발(R&D)과 위탁개발생산(CMO) 측면에서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GC녹십자그룹의 세포치료제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세포치료제는 일찌감치 허일섭 녹십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판단한 영역이다.
[사진=GC녹십자 제공] |
◆지씨셀 출범...글로벌 세포치료제 회사로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의 흡수 합병을 통해 지씨셀이 탄생했다.
업계에서 녹십자랩셀은 NK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탑티어(Top-tier) 회사로 손꼽힌다. 녹십자랩셀은 지난 2019년 미국 법인 아티바를 설립하고 NK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기술 이전해 글로벌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1월엔 아티바가 머크(MSD)와 최대 2조원의 동종 CAR-NK 공동개발 딜을 체결하면서 NK세포치료제 원천기술의 경쟁력도 입증했다.
녹십자셀 역시 매출 1위 국산 항암제 '이뮨셀LC'를 통해 세계 최다 세포치료제 생산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셀의 세포치료제 제조 시설은 국내 최대 규모다. '셀센터'는 세포를 생산·배양하는 '클린룸(Clean Room)'을 총 10개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론자(Lonza)가 11개를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지씨셀은 글로벌 세포치료제 회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먼저 합병 후 지씨셀은 CAR-NK, CAR-T 등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분야의 항암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20개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또 녹십자셀의 위탁생산(CMO) 제조역량에 녹십자랩셀의 공정개발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CDMO 사업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포치료제 시장은 아웃소싱 의존도가 50% 이상으로 추정되며 CDMO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세포치료제는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 세포의 생물학적 특성을 변화시켜 치료·진단·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세포치료제는 항암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허일섭 회장 "세포치료제, 미래 성장 동력"
난치성 질환 극복과 환자 맞춤형 혁신 치료제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세포치료제 시장은 업계 추산으로 매년 40%씩 급성장하고 있다. 세포치료제가 업계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스위스 론자는 미국 동부와 덴마크, 벨기에, 독일 등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카탈런트(Catalent)도 지난해 cGMP 유전자치료제 제조시설을 확장하고, 세포치료제 제조 시설을 인수했다. 중국 우시 앱텍(Wuxi AppTec)은 지난 3월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위탁(CRO) 업체를 인수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 [사진=뉴스핌DB] |
정작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 된 제품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녹십자랩셀·녹십자셀의 합병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 모두 녹십자가 최대 주주로 있다. 각각 38.66%, 22.54%의 주식을 갖고 있다. 녹십자는 고(故) 허영섭 선대 회장의 동생인 허일섭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은 그간 세포치료제를 신사업으로 발굴하고 영역 확장을 예고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18년 아시아 최대 규모 세포치료제 연구 시설인 GC녹십자 셀센터의 준공식에서 "셀센터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인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DMO 업체들이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세포치료제 시장 선도 업체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녹십자그룹도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세포치료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