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시 1주당 14.4만원 투자 수익·시총 30조원대
외국인 미확약 물량 관건...알리페이 오버행 우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몸값 11조원을 자랑하는 카카오페이가 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데뷔하는 가운데 주가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형성한 후 상한가 기록)시 1주당 투자 수익은 14만4000원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1~2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9만원으로 확정했다. 만일 카카오페이가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까지 오를 경우 주가는 23만4000원까지 올라 1주당 14만4000원의 차익을 볼 수 있으며 시총은 30조506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는 국내 시총 상위 10위(우선주 제외)에 해당하는 카카오뱅크(11월 2일 기준 30조4539억원)와 맞먹는 규모다.
지난 25일 삼성타운금융센터 영업점에서 카카오페이 청약을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증권] |
당초 카카오페이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에 이어 올해 8월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상품 판매 중단 조치로 상장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계획보다 세 달 가량 늦춰진 11월에 증시에 입성하게 됐다.
상장 절차가 다사다난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714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에 확정됐다. 당시 상장 이후 주식 매도하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물량은 70.4%에 달했다.
이후 100% 균등배정으로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에는 182만4365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균등배정은 증거금 규모와 관계없이 청약을 신청한 투자자들에게 똑같이 물량을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1계좌당 평균 2.3주를 배정받게 됐다.
카카오페이의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은 외국인 미확약 물량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확약 물량은 상장 첫날부터 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물량은 최종적으로 59%로 확인됐는데,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92%가 1개월 이상 의무보유 확약을 건 반면 외국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26%에 그쳤다.
다만, 앞서 제기된 2대주주인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의 대규모 매도세와 관련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우리사주조합 물량과 기존 주주가 보유한 일부 물량,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물량을 제외하고 상장 당일부터 유통 가능한 물량은 34.7%(4520만4530주)로 집계된다. 이중 82%인 3712만755주는 2대주주인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쥐고 있어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오버행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후 유통가능 물량은 34.7%로 낮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2대주주인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고려한다면 알리페이가 상장후 보유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의 코스피200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최소한 12월 정기편입 때까지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코스피200은 국내 펀드들의 벤치마크로 활용되기 때문에 해당 지수에 포함될 경우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 종목의 경우 외국인 수급도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간 일평균 시가총액이 보통주 중 상위 50위 안에 들어가면 코스피200 지수 특례편입 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심사를 거쳐 특례편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카카오페이의 예상 시가총액은 11조7330억원이다. 11월 2일 기준 코스피 상위 시총 33위(SK아이이테크놀로지, 11조5502억원)을 뛰어넘는다. 오는 23일까지 평균 주가 5만7000원 이상을 유지한다면 시총 50위 안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은) 코스피 200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다면 편입 시기에 맞춰 매수를 준비해야 한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상장 다음날부터 지수 편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될 수 있다.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하락에 대한 대단한 확신이 없는 이상 비중을 비우고 가는 의사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