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 중심 비상체제 돌입...경영 정상화 '목표'
불리한 매각소송에 세무조사까지...젊은 리더십 '한계' 지적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남양유업이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을 지배인으로 선임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했지만 목표로 삼은 경영정상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등 이미지 실추가 심각한 가운데 한앤컴퍼니와 소송전에도 불리한 구도가 형성되는 등 오너리스크에 따른 문제들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신규 경영진 선임이 무산되고 차선책으로 경영전반을 맡게된 46세 젊은 리더가 감당하기에는 당면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경영혁신위원장서 지배인으로....경영 운전대 잡은 20년차 남양맨
3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다. 같은 달 27일 경영혁신위원장에 선출된 이후 연이어 지배인 자리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2001년 남양유업에 입사한 20년차 남양맨이다. 고려대 식품공학과, 게이오대 MBA에서 수학하고 남양유업 내 기획마케팅본부장‧생산전략본부장을 거쳤다. 현재 음료 생산 계열사 건강한사람들 대표와 남양유업 수석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1976년생인 그는 올해 나이 46세로 남양유업 내부에서는 비교적 젊은 임원으로 꼽힌다.
김승언 남양유업 경영혁신위원장. 사진=남양유업 |
남양유업은 지난 29일 남양유업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를 선임해 새 경영진을 선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 회장 일가의 주총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한앤컴퍼니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전면 무산되고 차선책으로 김 위원장이 지배인을 맡아 경영 일선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지배인 체제에 돌입한 남양유업은 이달 들어 미뤘던 업무를 재개하는 등 정상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남양유업은 25년 이상 장기근속 대리점주를 대상으로 100만원 상당 포상을 지급했다. 가맹점 상생 명목으로 지난해 해당 제도를 시작한 남양유업은 당초 매년 6월 포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앤코와의 매각 갈등과 홍 회장의 국감 출석 등 잇단 이슈로 미뤄지다 김 지배인 체제 시행과 동시에 재개한 것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올해 여러 상황적 문제로 제때 진척되지 못했던 업무를 재개한 것"며 "현재 김 위원장이 대표권한을 위임해 디테일한 경영 관련 내용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리한 매각 소송에 특별세무조사까지...정상화 '한계' 지적도
김 위원장의 우선 과제는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사태'로 지난 5월 이광범 대표이사가 사직 의사를 밝힌 이후 최근까지 사실상 경영 공백 상황에 있었다.
특히 한앤코와의 매각 결렬과 여직원 부당인사 문제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 쇄신 작업도 시급하다. 불매운동 전개로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2019년까지 연매출 1조 이상을 달성해왔지만 지난해 매출액 9449억, 영업적자 771억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 타이틀을 반납했다. 올해도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상반기 영업적자 350억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11.02 romeok@newspim.com |
한앤코와의 매각 소송 문제도 당면한 과제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한앤코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홍 회장 측이 매각 결렬사유로 주장한 사유에 대해 인정할 수 없음을 밝힌 것이다. 한앤코와의 소송전으로 남양유업의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국세청도 최근 남양유업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논란과 관련 주가 조작 혐의, 홍 회장 일가의 회사자금 유용 혐의 등이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홍 회장 일가의 오너리스크에서 비롯된 문제가 일파만파 커진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남양유업을 외면하는 이유는 그동안 장기간 누적된 오너리스크와 의혹 때문"이라며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기업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은데 임시직 리더 체제인데다 법적공방까지 지속된다면 정상화 작업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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