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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유럽은 마스크 벗은지 오래, '백신패스'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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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부터 입국까지 첩첩산중, '깐깐한' 코로나 검사에 진땀
유럽 대부분 국가 '노마스크', '위드코로나' 시행·적응중
귀국해서도 2주 걸쳐 2번 PCR검사 '여전한' 코로나 그림자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해외출장의 길은 험난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설립한 로테르담과 바르셀로나 유럽 물류센터 체험을 위한 출장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출국준비부터 국내로 다시 입국하기까지 코로나19의 검역절차는 각 나라에서 여전히 까다로왔다. 한국도 11월1일부터 '위드코로나'에 들어가지만, 유럽은 대다수 나라가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위드코로나'를 실시하고 있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출국전 PCR 영문검사증명서 등 까다로운 준비물

3년만에 비행기를 탄다는 설레임도 잠시. 출국을 위한 여정은 고단했다. 가장 먼저 마련해야 할 서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 증명서와 출국전 PCR검사증명서였다. 

중요한 포인트는 모두 '영문증명서'만 출국에 인정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영문 증명서는 출력이 간단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백신증명서에 필요한 이름과 주소 등을 영문으로 입력한 뒤 뽑으면 끝났다. 단,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2번에 걸쳐 접종해야하는 백신은 해외 출국일 기준 접종 완료 2주가 지난 영문 증명서만 출국시 인정된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해외출국을 위해 필수적인 영문 코로나백신예방접종완료증명서 2021.11.03 fair77@newspim.com

2차 접종을 '후다닥' 마쳤다고 당장 며칠 뒤 항공기를 타고 해외에 갈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출국전 PCR 검사는 복잡하면서도 인내심을 요구했다. 우선, 해외 현지공항 도착 시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 PCR 검사만 인정된다. 그렇게 하려면, 정밀한 시간계산이 필요하다.

PCR검사는 받은 이후 하루가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한국이 빠르게 처리한다고는 해도, 검사를 받으면 빨라도 다음날 오전에야 결과를 받을 수 있다.

해외 공항 도착기준 72시간 전 증명서만 인정되기 때문에 최대한 출국시간과 가깝게 증명서를 손에 쥐어야 한다.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영문증명서를 뗄 수 있다 해도, 중간에 공휴일이라도 끼어 있으면 발급해 주는 병원이 드물다.

출발 시각은 10월 25일(월요일) 오전 12시55분. 한국식 표현으로 일요일 밤 비행기였다. 도착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현지시각 10월 25일 오전 5시15분. 72시간 기준으로 시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한국시간으로 10월23일(토요일) 오전에 검사를 받고, 10월24일(일요일) 낮에는 PCR영문증명서를 받아 들어야만 했다.

주말을 끼고 있어 일요일에 PCR영문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의료기관이 거의 없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가면 선별진료소별 영문 증명서 발급 의료기관이 나와 있다.

대부분 대학병원이나 상당수 병원에서 검사와 발급을 하기는 했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 발급 기관은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이 '가뭄에 단비'였다. 단, 오전 8시30분부터 PCR검사를 실시하지만, 하루 150명 선착순이다.

토요일 오전 7시 20분쯤에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다. 벌써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오전 8시30분에 준비를 마친 의료진들이 PCR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를 받는데까지 1시간 30분 넘게 걸렸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PCR검사를 받고 싶을 때 가까운 선별진료소나 임시진료소만 가도 무료로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출국시에는 다르다. '공짜'가 아니다. 검사를 받은 뒤 영문증명서 발급비용까지 포함해 검사비만 15만원 가까운 돈이 든다.

의료기관마다 다르기는 해도, 해외출국용 영문증명서 가격은 10만원은 훌쩍 넘는다. 여기에 반드시 '여권'을 가져가야 한다. 신분증만 갖고 방문했다가 여권을 가지러 급히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검사 이후에도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한다. 다음날인 일요일 낮 12시쯤 문자로 통보가 온다. 결과는 '음성'. 일요일은 출국일이다. 늦어도 오후 10시 정도까지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증명서를 찾으러 갈 때도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부리나케 도착한 뒤 증명서를 받기 위해 또다시 줄을 섰다. 30분 이상 기다린 끝에 겨우 영문 PCR증명서를 받아 들수 있었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코로나 19 여파로 여전히 텅빈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2021.11.03 fair77@newspim.com

◆현지 국가 요구 코로나19 검역서 작성 '진땀'

10월24일(일요일) 저녁 9시쯤 도착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은 '적막강산'이었다. 밤이라고는 해도 예전에는 출국을 위한 인파로 북적대던 인천공항이었다. 코로나 위력이 대단하다. 공항에 사람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공항에서도 검역은 깐깐했다. 탑승을 위해 네덜란드 KLM 항공 카운터에 섰다. 체크인 과정에서 항공사는 영문 백신접종 완료 증명서와 영문 PCR검사 증명서를 요구했다.

확인 이후 항공권 발권이 시작됐다. 짐을 부치고, 출국검사대로 향했다. 예전보다 좋은 점은 출국검사에 걸리는 시간이 '엄청' 짧아졌다는 것. 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친 공항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해 서글픈 마음이 앞섰다.

출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곧바로 스페인 바르셀로나행 항공기를 경유해야 한다. 스페인 입국을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검역 절차를 마쳐야 했다.

KLM 항공 카운터에서는 QR코드가 찍힌 인쇄물 한 장을 건넸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으니 환승 이후 기착지인 스페인의 보건당국 홈페이지로 이동했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스페인 입국을 위해 스페인보건당국의 검역절차를 마치고 이메일로 받은 입구검역증명서 2021.11.03 fair77@newspim.com

스페인 입국을 위한 방역 입국신고서가 나왔다. 작성은 간단치 않았다. 한국어는 없다. 영어로 하나하나 질문에 답변하고, 입력해야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마쳤는지, 스페인에서 머물 호텔은 어딘지, 스페인 어느 지방으로 가는지, 여권번호와 한국 거주지 등 적어 넣을 사항이 단계별로 이어졌다.

하나라도 잘못 입력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행여 영문 해석을 잘못해 현지에서 입국이 거절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신경이 곤두섰다. 십수년만에 토익 시험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다.

겨우 작성을 끝내면 입력한 이메일로 코드가 전송된다. 숫자로 이뤄진 코드를 마지막으로 집어 넣고서야 QR코드를 포함한 허가서가 떴다.

허가서를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 입국심사에서 제시하고, 통과해야만 공항 밖으로 나갈수 있다고 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 길거리 '노마스크'

11시간 넘는 비행에 이어 도착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도착 이후에도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심사가 기다렸다. 영문 코로나19 접종완료 증명서와 한국에서 받은 PCR 영문 증명서는 '필수품'이었다.

입국 심사대에서 이상없음을 확인한 뒤 네덜란드 공항 심사대를 나왔다.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환승 게이트에서 다시 항공기를 갈아탔다.

2시간30분이 더 걸려 발을 내디딘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는 '필수품'(영문 코로나19 접종완료 증명서 + PCR 영문 증명서)과 더불어 한국에서 스페인 보건국 사이트에 접속해 작성하고 받은 QR코드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QR코드 증명서를 그나마 잘 작성했는지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공항에서 벗어나 숙소로 가는 길에 본 거리 모습은 '노마스크'가 인상적이었다. 이미 스페인은 '위드코로나'를 실시중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교민에 따르면 스페인은 8월말부터 '위드코로나'를 준비했고, 10월 중순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차 접종률이 80%를 넘은 국가는 포르투갈과 아이슬란드, 스페인, 칠레(2021년 10월 24일 기준)의 4개국이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상 생활을 누리는 듯 했다. 그래도 2년간 몸에 밴 습성은 버리지 못하는 듯 했다. 실외에서는 '노마스크'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조금이라도 몰리는 곳에서는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만, 실내로 들어갈 때는 제약이 있다고 했다. 유럽 연합이 발급한 백신접종증명서, 즉 EU백신 접종완료증을 휴대전화 등에 QR코드로 넣어두고, 식당 등에 들어갈 때 제시해야 한다고 현지 교민은 말했다. 한국으로 치면, 현재 도입을 논의중인 '백신패스'인 셈이다.

백신패스 발급은 유로국가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교민은 전했다. 그나마 프랑스가 '발급받기 쉬운 편'이라고 했다. 프랑스 보건당국 홈페이지에 접속해 요구하는 내용을 적어 넣고, 비행 후 도착한 뒤 PCR검사를 받고, 백신패스인 '코로나 패스'를 받는 방식이다.

솅겐조약에 가입해 국경 이동이 자유로운 유로 국가 내에서는 하나의 국가에서만 '코로나 패스'를 받으면 식당 등에서 '프리패스'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 발급받을 경우에는 한국에서 가져온 영문 접종완료증명서를 제출하고, PCR검사를 받고, 하루나 이틀 기다린 뒤 음성이라는 결과를 등록해야만 발급해 준다고 교민은 말했다.

식당에서도 '복불복'이다. 어떤 식당은 한국에서 가져온 영문 접종증명서만 확인하면 입장할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식당에서는 유로에서 인정한 '코로나 패스'가 있어야만 입장가능하다고 했다.

스페인 일정을 마치고, 네덜란드로 다시 향하는 공항에서도 '백신검역'은 철저했다. 또다시 한국에서 발급받은 영문 백신접종완료증명서를 제출하고서야 항공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스페인에서 네덜란드로 이동할 때, 현지에서 받은 새로운 PCR검사서를 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국가처럼 국경이 운영되는 EU 국가 안에서도 개별 나라마다 72시간 이내 PCR검사서 제출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하니, 유럽에서 여러 국가를 이동할 경우에는 현지 검사소와 검사 금액, 수령받는 법 등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네덜란드도 스페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위드코로나' '노마스크'였다. 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다. 중심지에서는 활력이 넘쳤다.

2년간 마스크를 달고 산 한국인의 시선으로는 '기묘한 풍경'으로 다가왔다.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찾기 힘들었다. 실내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코로나19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비율은 네덜란드의 경우 79.2%(2021년 10월 21일 기준)다. 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최근 확진자 급증세에 다시 방역의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코로나 패스' 사용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코로나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스페인에 비해 식당 등에 들어가는 게 까다롭다. 네덜란드는 코로나19 제한 조치 대부분을 지난 9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다만, 식당과 주점, 문화행사 등 실내로 들어갈 경우 백신 접종 완료증명서인 '코로나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네덜란드 로테르담 시내에서 시민들이 '노마스크'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1.11.03 fair77@newspim.com

◆만만치 않은 귀국 준비물

귀국도 만만치 않았다. 또다시 현지에서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 도착 시간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 인정되는 PCR검사에서 'Negative(음성)'라고 찍힌 증명서를 받아야만 한국땅을 밟을 수 있다.

국내 입국 하루전 오전 8시 30분. 네덜란드 숙소에서 차량을 타고 5분 가량 이동했다. 코로나19 검사소가 있었다. 검사에 든 비용은 75유로(10만2540원). 특이한 점은 한국에서는 검사시 '정석대로' 콧구멍 안쪽까지 깊이 찔러넣어 검체를 채취하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찔러넣기는 찔러넣는데, 한국처럼 '싸하고 아프다'고 할 정도로 깊이 면봉을 찔러넣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과 또다른 점은 검사시 제출한 서류에 이메일 주소를 적어두면, 반나절이나 하루 뒤에 결과를 보내준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의료법에 그렇게 규정돼 있는지 몰라도, 검사 한번, 서류 찾으러 한번 등 모두 2번씩이나 검사 의료기관을 찾아가야 한다.

일정을 모두 끝내고,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으로 출발했다.

귀국편도 네덜란드 KLM 항공. 발권 카운터에서 현지에서 받은 PCR 검사 증명서와 한국에서 가져온 영문 백신접종증명서를 제출하고 항공권을 받았다.

공항 검역대 등을 통과한 뒤 항공기 탑승 전에도 KLM항공의 체온체크와 방역서류 작성이 있었다. 이후에야 비행기를 태워 준다.

10시간 넘는 비행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다. 항공기를 빠져 나오면 곧바로 공항 검역소를 맞닥뜨리게 된다.

한국의 입국 방역은 스페인이나 네덜란드보다 더 깐깐했다. 해외에서 받은 72시간 이내 PCR검사증명서와 한국에서 발급한 영문 백신접종 완료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우주복'을 입은 검역원들은 서류가 미비한 입국자들은 '열외' 시켰다. 검역신고서는 미리 항공기에서 나눠준다. 검역원들은 매의 눈으로 서류를 검사했다. 검사하는 2분 남짓 시간은 매를 피하는 참새의 심정이 됐다. 서류와 검역신고서 등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여권에 'PCR검사완료', '백신접종완료'라는 두 장의 스티커를 여권에 붙여준다. 그러고 나서야 '공항 밖 한국땅'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한국 땅을 밟았다고 해서 '끝난 건 끝난 게' 아니다. 입국 이후 또다시 두 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루 안에 거주지 보건소 등 선별진료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토요일(10월30일) 입국한 뒤 다음날인 일요일(10월31일) 아침 부리나케 보건소 임시선별진료소로 갔다.

하지만 '검사 불가'. 해외 입국자는 임시선별진료소가 아니라, 보건소 등에서 운영하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청 보건소 홈페이지를 들어가니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운영 시작이다. 시간에 맞춰 다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때까지 자가격리다.

하루가 지난 뒤 나온 결과는 '음성'. 외출이 가능하지만, 또다시 일주일 뒤인 11월 6일에 2차 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와야만 비로소 기나긴 여정이 마무리된다.

출국부터 체류, 입국까지 PCR 검사만 4번. 그냥 목구멍과 콧구멍은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유럽 등에서 여러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현지 국가 방역 기준에 따라 4번 이상 PCR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전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해외 출국은 코로나19의 파워가 실감난다. 예전처럼 '검사없는 자유'가 그리웠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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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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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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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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