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 혐의 소명"…검찰, 김씨·남 변호사 신병 확보
두 번째 청구만에 신병확보…배임 '윗선' 규명 속도낼듯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구속됐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동규 심복'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변호사)는 기각됐다.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새벽 0시36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법원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역시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들인 (왼쪽부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03 hwang@newspim.com |
서 부장판사는 김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문 부장판사도 남 변호사에 대해 같은 이유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문 부장판사는 정 전 실장에 대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며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지난 1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을 같은 날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공범으로 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 전반에 걸친 특혜를 화천대유에 제공하고, 김씨는 로비 활동, 남 변호사는 자금 조달 역할을 맡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는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각자 역할을 맡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651억원, 최대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2015년경 대장동 개발 사업 민관 합동 사업을 진행하며 화천대유 등 특정 민간업체에 유리하도록 공모지침 자체를 결탁해 작성하고, 해당 업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불공정하게 배점을 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씨 등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민간업체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도록 사업협약, 주주협약 등 분배 구조를 협의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겐 확정수익만을 분배받도록 한 뒤 분배 대상인 예상 택지개발이익을 평당 15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축소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직영하는 5개 블록상 아파트·연립주택 신축, 분양 이익에 대해 공사의 이익환수를 배제하는 등 각종 특혜를 주는 방법으로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 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 이익을 특정 민간업체에 취득하게 함으로써 공사에 손해를 가했다고 보고 있다.
또 김씨는 올해 1월 31일경 이 같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에 대한 대가 명목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수표 1000만원권 40장 및 현금 1억원 등 뇌물 5억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김 씨의 구속영장 기각 후 관련자 진술과 수표 추적 결과를 보강한 결과 김 씨가 발행한 수표는 유 전 본부장을 거쳐 남 변호사와 정 전 실장에게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번 심사 대상에서 유일하게 제외된 정 회계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계사는 그간 검찰에 녹취록과 관련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지만 대장동 사업 초기부터 관여해 온 인물인 만큼 영장 청구 대상에서 빼놓을 경우 형평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검찰이 대장동 의혹 '배임' 혐의 관련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한 정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이번 의혹 '핵심'으로 지목돼 온 김씨와 남 변호사가 구속되면서 검찰은 관련자들 진술과 증거, 향후 추가 수사 등을 종합해 정 회계사의 신병 처리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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