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요소수 검사 인증기관 8곳 추가 검토
화학연 등 출연연 4개 기관 분석 준비 참여
[세종=뉴스핌] 이경태 성소의 기자 =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바꾸면 시장 수요에 맞출 수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정부가 요소수 품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꺼내든 산업용 요소 전환 카드가 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차량용 요소수 공급에 우선 집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 산업용 요소를 전환할 경우, 요소수 비율 등을 검사할 수 있는 기관이 턱없이 부족해 공급 물량을 제때 소화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등에 따르면, 현재 과기부 산하 국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해 일반 검사기관으로 8개 기관을 추가할 지 정부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주께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확보된 요소만 하더라도 산업용 요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중국에서 기계약된 요소 물량을 보더라도 1만8700t 가운데 산업용 등은 8400t에 달할 정도로 물량이 적지 않다. 요소수 역시 아직은 시장 수급 문제를 정상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다만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환 생산과 검사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1차적으로 차량용으로 요소수는 미네랄이 제거된 탈이온수 67.5%에 순수 요소 함량 약 32.5%를 배합해 생산된다. 배기가스저감장치(SCR)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으려면 엄격한 수준의 농도가 요구된다.
차량용으로 전환 생산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다. 물량이 급증할 경우, 기존 검사 기관이 요소수 검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요소수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인증한 기관은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한국석유관리원 등 2개 기관 뿐이다. 실제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때를 대비해 검사 기관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에 환경부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8개 기관에 대한 검사 능력을 살펴보고는 있으나 워낙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만큼 기준에 맞아야 하는데, 1개 기관 정도가 기준에 가까운 정도"라며 "요소수의 밀도, 굴절도 등 기본적으로 17개 품목을 검사해야 할 뿐더러 불용해성 물질인 인, 칼륨, 철 등에 대한 검사 장비 기준도 적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이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요소와 요소수의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시행하며, 매점매석 행위 적발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방침이다. 2021.11.08 mironj19@newspim.com |
여기에 출연연 역시 포함된다. 출연연 가운데서는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이 해당한다.
이창윤 과기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4개 출연연이 요소수 검사 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현재 기준 등을 맞출 수 있는 지 환경부와 협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에서는 화학연이 인증 기관으로서 기준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학연 한 관계자는 "현재 요소수 분석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도 "분석 기법을 추가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며 현재 연구 역시 등한시 할 수 없기 때문에 업무 지원 배분 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실질적으로 차량용 요소와 요소수가 늘어나게 되면 산업용 요소를 전환할 필요는 없다"면서 "차량용 요소와 요소 확보 물량 등에 대한 추이를 살펴보고 있으며, 산업용 전환은 '플랜B' 개념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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