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종합=뉴스핌] 남효선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북지역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 현대사와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함께 민주주의를 파과했다'는 부정적인 반응과 '경제부국의 길을 닦았다'는 긍정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끝까지 사과를 하지 않은 점을 놓고 노태우 전 대통령과 비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광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 모습. 2021.08.09 kh10890@newspim.com |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공통점은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점'과 '추징금'에 모여있다.
주부라고 밝힌 A(여, 58, 상주시)씨는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국민을 학살하고 집권한 것을 국민과 역사는 오롯이 알고 있다. 그래도 죽기 전에 국민에게 진정한 사과 한마디라도 남기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도리이자 책임아닌가? 자식들을 통해서 수 차례 사과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는 달리 전두환은 죽어서까지 국민들의 가슴에 멍에를 씌우고 갔다"고 말했다.
또 B(60, 포항시)씨는 "전두환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달여 전 사망한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각이 났다. 노 전 대통령은 그래도 자식들과 함께 국민에게 사죄라도 하고 갔는데, 전두환은 끝내 사과 한마디없이 갔다"며 "하필 대선을 앞둔 시점에 사망해 전두환의 죽음이 또 다시 국민들의 통합을 저해하는 불쏘시개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고 말했다.
C(여, 45, 울진읍)씨도 "죽어면서까지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것에 아타까움마저 든다"며 "노태우 전 대통령은 추징금을 완납했다. 그러나 전두환은 '29만원' 운운하며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난감하다. 전두환은 역사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자신의 가족에게는 돈을 남겼다"고 말했다.
반면에 경제를 살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D(70, 안동시)씨는 "역사적으로 확인된 5.18광주민주항쟁 등에 대한 책임자로서 사과 없이 생을 마감한 점은 아쉽다. 그러나 당시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강력한 정책으로 경제를 살린 점은 재평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관련 논평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전두환씨 인생 전체는 '논평(論評)'의 의미처럼 따져서 평가할 가치가 없다"며 "전두환씨 사망에 대해서 민주당 대구시당은 공식적으로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홍석 사무처장은 "죄 많은 한 시민의 죽음에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전두환씨 죽음은 그저 한 사람의 당연한 삶의 마지막일 뿐이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국민의힘에서는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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