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인천의 한 교회에서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이 터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일각에선 교회발 집단감염이 또다시 현실화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집단감염 발생 장소가 다양한데도 유독 교회에만 비난이 집중되는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다.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진자는 3명 늘어 누적 63명으로 집계됐다. 3명 모두 지역사회 감염 환자다.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오미크론 감염 판정을 받은 목사 부부를 중심으로 이들이 소속된 인천 미추홀구 교회발 'n차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국내 첫 감염자가 다닌 인천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4일 오후 시설 내 첫 '오미크론'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의 교회가 폐쇄돼 있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 교회의 코로나19 관련 확진자는 전날 6명이 추가돼 모두 17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확진자 6명은 오미크론 변이 의심 확진자로도 분류돼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2021.12.04 mironj19@newspim.com |
이들 부부는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한 뒤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했다. 귀국 다음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지난 1일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역택시를 탓다고 거짓으로 진술한 것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공항에서 부부를 태우고 자택까지 이동한 A씨가 밀접접촉자 대상에서 제외돼 지역 사회로 전파된 모양새다.
시민들 사이에선 교회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신천지 교회와 사랑제일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29) 씨는 "목사 부부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신천지 교회가 떠올랐다"면서 "그리고 그때도 첫 확진자가 동선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거짓말을 했었는데, 데자뷰 같다"며 혀를 찼다.
강남 소재 교회에 다닌다는 조모(38) 씨는 "코로나 이후로 비대면 예배도 병행하고 있는데, 꼭 대면 예배만 참석하는 교인들이 있더라"며 "이전 교회발 집단감염은 규모가 이번처럼 크지 않았지만, 현재 상태에서 전국적으로 오미크론 감염이 확산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질 것 같다"고 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44) 씨는 "도대체 몇 번짼지 모르겠다.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많고 규모가 크니 자꾸 거론되는거 아니겠냐"면서 "종교를 믿는건 자유라 생각하고 존중하지만 코로나 종식까지 대면 예배를 강제로라도 막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일각에선 오미크론 감염 원인을 교회로만 한정지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회 이외 장소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는데 유독 비난이 집중된다는 지적이다.
최모(35) 씨는 "2차 접종까지 마치고 위드코로나일 때 해외에 나간건데, 무조건 목사 부부의 잘못이라고 손가락질 하는건 잘못됐다고 본다"면서 "시장이나 다른 장소에서도 집단감염이 있었지만 유독 교회가 부각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성당에 다니는 김모(31) 씨는 "성당이나 절 등 다른 종교시설도 많은데 유독 교회에만 비난이 집중된다는 느낌이 있긴 하다"면서 "오히려 직장이나 식당가에서 더 바짝 붙어앉고 출퇴근시 밀착접촉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교회에 대한 과도한 비난과 혐오는 멈춰야한다"고 덧붙였다.
학원강사로 일하는 이서원(40) 씨는 "예전처럼 교회에서 마스크를 벗고 예배를 보거나 음식물 섭취를 한다면 비난받는게 마땅하지만, 지금은 마스크 착용은 물론, 일정 간격 띄어앉고 실내선 음식물 섭취도 안하고 있다"면서 "교회 다니는 사람은 혐오하면서 백화점이나 유흥주점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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