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지정학적 리스크에 위험자산 회피
[샌프란시스코=뉴스핌] 김나래 특파원 = 국제유가가 24일(현지시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경지대에서 훈련중인 러시아군 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3달러(2.2%) 하락한 배럴당 83.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는 12월 20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유가는 지난주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지만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투자자들을 자극해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진 탓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장 고조와 중동 리스크에 주목함에 따라 잠재적 혼란도 시장에서 우려를 키웠다.
시카고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로이터 통신에 "주식 시장이 무너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SIA 웰스 메니지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콜린 시에스진스키는 마켓워치에 "기본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시장의 힘에 압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유가는 기술적으로 과매수 상태였으며 현재 약간의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는 주식과 상품에서 채권과 금 등 방어적인 자산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의 영향 때문이라고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분석가들은 원유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조정의 여지가 있지만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러시아는 국경 근처에 군대를 집결시킨 후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고조되어 동유럽의 공급 차질에 대한 두려움을 가중시킨 상태다. 중동에서 아랍에미리트(UAE)는 일주일 전 공격을 가한 이후 이날 2개의 후티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고 파괴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와 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역외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중요한 회원국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은 유가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정당화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주요 석유 회사인 옥시덴탈페트롤리엄(OXY)과 코노코필립스(COP)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월례 회의에서 미국 석유 생산량 증가에 대해 서로 다른 전망을 제시했다. 코노필립스의 CEO인 라이안 랜스는 "고유가가 잠시 동안 지속될 것이므로 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옥시덴탈의 CEO인 비키 홀럽은 "미국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지만 사상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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