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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뉴욕증시가 하락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월가 큰손들이 잿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저점에서 말 그대로 수직 상승을 연출한 주식시장에 혹한기가 본격 시작됐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주가가 현 수준에서 20% 이상 하락, 베어마켓에 진입할 가능성을 제시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와 폭이 기존의 예상보다 빠르고 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는 한편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가를 끌어내리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빅테크를 필두로 급락하는 성장주의 저가 매수 기회를 찾을 때가 아니라 가치주와 방어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때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24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뉴욕증시가 혹한기를 맞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실제로 나스닥 지수를 중심으로 주가 하락이 두드러지는 한편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40을 향해 오르고 있다.
VIX 추이 [자료=블룸버그] |
이날 장중 다우존스 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내리 꽂혔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3.6%와 4.3% 동반 폭락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른바 슈퍼 부양책이 약발을 다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주춤하는 한편 연준의 매파 기조가 맞물리면서 뉴욕증시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모간 스탠리는 "구매관리자지수(PMI)부터 기업 실적 전망치까지 펀더멘털 측면에서 하강 기류의 종료 신호를 찾고 있지만 지표들이 여전히 적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악재가 주식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상승 반전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보고서에서 "S&P500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주가 상승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여기에 예상보다 매파에 크게 치우치는 연준의 정책 행보가 투자 심리를 날로 악화시키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지만 강력한 호재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말 월가의 기술적 분석가 랄프 아캄포라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의 20% 이상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달까지 18개월에 걸친 강세장이 IT 섹터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을 한계 수위까지 끌어올린 데다 인플레이션과 시장금리 상승이 구조적인 악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가 이날 CNBC와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2V 리서치의 존 로그 기술적 분석가 역시 보고서에서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하던 강세장은 종료됐다"며 뉴욕증시의 베어마켓 진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
모간 스탠리는 가치주와 방어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전략을 권고한다. 성장률 둔화와 금리 상승에 저항력을 갖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의 물갈이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가치주와 방어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연초 이후 성장주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자산 규모 39억달러의 디멘셔널 인터내셔널 밸류 ETF(DFIV)가 올들어 약 5%의 수익률을 올렸고, 아이셰어 MSCI EAFE 밸류 ETF(EFV)가 3%를 웃도는 운용 수익률을 냈다.
총 운용 자산 규모 32억달러의 인베스코 S&P500 퓨어 밸류 ETF(RPV)가 같은 기간 2% 선에서 수익률을 올렸고, 13억달러 규모의 아이셰어 MSCI 인터내셔널 밸류 팩터 ETF(IVLU)가 약 4%의 성적을 기록했다.
또 대표적인 방어주 펀드로 SPDR 포트폴리오 S&P500 하이 디비덴드 ETF(SPYD)가 1% 선에서 수익률을 냈다.
이 밖에 골드만 삭스는 가격 결정력을 지닌 종목이 뉴욕증시의 약세 흐름에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JP모간은 영국과 유럽 주요국 증시의 비중을 확대하는 대응책을 추천했다. 유럽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미국에 비해 낮은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만큼 긴축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