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손 뗀다'는 구본성...아워홈 구지은 체제 가속
아워홈 측 "사전협의 없었다"...매각 진의 의구심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이 아워홈의 '횡령 고소'에 백기 투항했다.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 물러난다고 밝힌 것이다.
아워홈 오너가의 '남매의 난'이 구지은 대표의 최종 승리로 막을 내린 셈이다.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이 보유지분까지 정리하기로 결정하면서 구지은 대표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매각 진의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아워홈 측과 사전협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아워홈 막내 구지은, 장자승계 원칙깨고 경영권 장악
8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은 이날 법률대리인 세종을 통해 아워홈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구지은 대표 체제로 바뀐 아워홈이 최근 구 전 부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자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아예 내려놓겠다며 '백기'를 든 것이다.
구 전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 물러난다고 밝힌 만큼 구지은 대표의 아워홈 후계자 구도는 한층 굳어질 전망이다.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의 지분매각이 정리되면 구 대표의 경영 행보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사진 좌) 및 구지은 캘리스코 사장(사진 우). <사진=아워홈> |
구 대표는 취임 3개월차인 지난해 8월 창립자인 구자학 전 회장의 집무를 보필하는 모습의 '부녀샷'을 공개한 바 있다. 또한 5개월차인 지난해 11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 전 부회장을 고발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경영권을 획득한 이후에도 구 전 부회장과의 경영 분쟁을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간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해온 범LG가의 가풍을 고려하면 오빠인 구 전 부회장을 밀어내고 대표직에 오른 구 대표의 경영권이 안정적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에 비해 구 대표의 지분이 적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구 전 부회장은 지분 38.6%를 보유한 아워홈의 최대주주다. 반면 막내인 구 대표는 20.67%,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 19.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을 밀어내는 과정에서도 구지은 대표는 언니들을 설득, 본인과 구미현·명진의 지분을 합산한 지분(59.6%)을 내세웠었다.
◆'가족 화목' 강조했지만 사전협의는 없어...구 전 부회장, 매각 진의 의구심도
아워홈 주식 소유 현황 |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간 갈등이 막을 내린 가운데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목된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구 대표의 경영권을 위협할 새로운 경쟁자가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만은 않아서다. 그간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갈등을 벌여왔던 구 전 부회장의 매각 진의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구 전 부회장 측 대리인은 "사모펀드 라데팡스 파트너스와 지분 매각 관련 자문을 시작하는 등 매각 초기단계에 돌입했다"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지분 매각과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는 확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분 매각 계획과 관련해 아워홈 측과의 사전 논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날 구 전 부회장 측이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언급한 '창립자인 구자학 회장과 의논해 진행한 일'이라는 주장도 아워홈과 배치된다. 아워홈은 구 회장과 관계없이 구 전 부회장 자체적으로 부당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 감사를 통해 특정됐다는 입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지분매각과 관련해 사전에 유관부서를 통한 협의는 전혀 없었다"며 "고소건과는 별개로 보고 있으며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