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하면 바로 판매...온라인에서도 '0'
재고 분량 소진으로 오프라인 판매 일시 중단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명절이 끝난 주말 오전 동네 마트 개점 시간에 맞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했다 허탕을 쳤다. 평일부터 품절인 상태였다. 편의점 어플로 재고량을 검색해 물량이 남은 점포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설 연휴에 고향에 방문한 경우 검사를 하고 출근하라는 회사의 지침이 내려와 차를 몰고 다른 지역 점포에 가서 자가검사키트 2세트를 36000원에 겨우 구입했다"고 말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자가진단키트 '품절 대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세로 정부의 방역지침이 전환되면서다.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었던 유전자증폭검사(PCR)가 자가진단키트와 같은 신속항원검사(RAT)로 대체됐다. PCR은 고령층이나 밀접접촉자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
자가진단키트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선 해당 상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편의점·대형마트 입고 즉시 '품절'..."발주 자체가 안 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일부 편의점에 본사 물류센터의 재고 물량이 지난주 전량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날 서울시 영등포구와 강남구 일대 편의점과 마트 12군데에 문의한 결과 중 2곳만 자가진단키트를 갖고 있었다. 자가진단키트를 의약품 등이 모인 진열대가 아닌 계산대 옆에 두고 판매하고 있었다. 3세트가 남아있었다.
본사에 발주를 해도 상품 재입고 일정이 미정인 곳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발주 요청을 했는 데 받아들여지지 않고있어 언제 입고 될진 모른다"며 "매일 수십 통씩 재고 문의 전화가 와서 전화벨이 무섭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671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8일 한 시민들이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2022.02.08 pangbin@newspim.com |
일부 편의점와 대형마트는 명절 직후인 지난 2월 3일~4일 사이 본사 물류센터 물량 전량 소진됐다. 편의점 관계자는 "계속 물량을 확보해도 매장에 보내자마자 팔려 재고가 즉시 소진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 판매가 허용된 곳은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증을 발급 받은 일부 점포만 가능하다. 허가까지 3일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아직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다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안 없이 방역 정책을 변경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 등 도매점의 진단키트 물량이 교육청 등 정부기관에 우선 공급되는 부분도 있어 소매점의 공급 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온라인 주문 '먹통'...18만원으로 여러 개 구입해야 가능
상점뿐 아니라 약국에서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자가진단키트가 온라인서 많게는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거나 20개 이상을 구해야야 배달을 받을 수 있다. 가격대도 18만원에서 2만원대까지 모두 다르다. 현재 약국에서 해당 키트는 15000원 선에서 구입 가능하다. 편의점은 18000원이다. 같은 제품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수십배 비싸게 팔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2.09 aaa22@newspim.com |
사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가진단키트는 과거 마스크처럼 1인당 구매 제한이 없어 일부 고객이 남은 제품을 모조리 사가는 경우도 있다. 소량 입고되면서 진열 즉시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즉각 검사가 필요한 이들이 많아지면서다.이 날 오전부터 CU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등포와 강남구 일대의 자가진단 키트의 재고를 파악한 결과 대부분의 점포에서 재고가 0 으로 표시됐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하자 일부 온라인 사이트는 거래를 일시 중지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 날 성명서를 내고 편의점을 자가진단키트 우선 공급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는 "편의점은 가맹본부의 엄격한 가격 통제 아래 24시간 운영되고 있어 주말이나 밤에도 자가진단키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제2의 마스크 대란을 방지하고 자가진단키트를 소비자가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점을 우선 공급자에서 제외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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