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호재'로 11년 만에 최대 실적 달성한 대한항공
'카타르 발주' 기대로 빠진 조선 3사 선례 따를수도
"인건비 감소·자구노력으로 달성한 불황형 흑자"
업계, 예외없는 적용 요청…당장 3월부터 무급 우려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 만료를 앞두고 대한항공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대형사들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된 조선업 사례를 감안하면 대한항공은 예외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객 급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 호조와 인건비 절감 등으로 달성한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예외 없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
◆ 코로나 여파 지속, 대책 마련 기대감…11년 만에 최대 실적 대한항공은 제외 '우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내달부터 대한항공 등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을 받을 수 없게 될 위기다. 고용보험법 시행령상 3년 이상 같은 달에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어서다.
다만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여행 중단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 연장을 통해서다. 여행 재개가 당분간 어렵다고 판단해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이 늘어나면 3년 연속 같은 달에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조항에서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문제는 회사 사정이 양호한 대한항공은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조464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11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대비 514% 늘어난 규모다.
앞서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운영하면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주와 근로자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조선 3사를 제외한 데 대해 업황 호전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등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대형 조선사들이 직접 수혜를 받는 반면 LNG선 건조 기술이 없는 중소형사들은 특수를 누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화물사업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비슷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 인건비 줄이고 자산 매각해 달성한 '불황형 흑자'…"신속한 결정 요청"
다만 업계는 대한항공의 실적이 '불황형 흑자'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화물 실적이 늘었다고 해도 객실 승무원 등 상당수 직원들이 업무가 중단돼 휴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사정이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직원들의 휴직에 정부 지원금이 더해지면서 회사의 인건비 지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이 더해진 결과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업계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연장 여부 등에 대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월 말까지인 특별고용지원업종 기한 만료에 앞서 내달부터 당장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달 중에 결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고용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연장 여부를 3월 중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내 결론이 나지 않으면 내달에는 항공사들은 또 다시 무급휴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매년 유급휴직 기한이 끝난 뒤 2~3개월씩 무급휴직을 시행하면서 대부분의 직원들은 무급휴직을 받을 수 있는 기한이 2~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의 무급휴직 지원마저 끊기면 항공사 등 업계 직원들은 말 그대로 '무급' 상태로 생활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상황에 처해 있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며 "플라이강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중견기업 이상의 규모여서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혜택이 크지는 않지만 고용유지지원금 기간 연장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만큼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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