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장악을 침공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TV 방송을 통해 중계된 연설에서 우쿠라이나 침공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나는 우리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이 시간계획표대로 엄격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이 같은 계획에 따라, 모든 임무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장병들이 러시아를 위해 영웅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치켜 세웠다.
이같은 언급은 침공 일주일째를 맞아 러시아군이 당초 예상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분석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푸틴 대통령의 지닌 전쟁 목표는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를 완전히 파괴하고, 국가 전체를 장악하려는 것이며 결국 이를 관철시켜 나갈 것이란 의지를 점차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도 강해지고 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9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침공 초기 내걸었던 우크라이나 '비군사화'와 '중립국화'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의 고립을 경고하며 침공 중지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프랑스 엘리제궁의 소식통을 인용, 마크롱 대통령이 통화 후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고 우려했고 푸틴 대통령이 결국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려고 든다고 확고한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휴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도 러시아군은 전략 요충지인 헤르손을 함락시킨 데 이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도 미사일과 대포, 전투기등을 총동원해 시가지를 초토화시킨 상태다. 또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도 공수부대를 투입, 점령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CNN 방송은 이와관련, 미국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러시아의 민간 공격은 의도적"이라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섬멸 작전으로 바꾸고 있다"고 번했다.
당초 수일 내 수도 키이우(키예프) 등을 선점해 승기를 굳히려던 '전격전'에서 벗어나 우크라이나 군대를 서서히 궤멸시켜나가는 전면전으로 전환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도 이날 러시아 방송을 통해 중계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정전 협상과는 상관없이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한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는 것이 모스크바의 기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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