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우협·영덕울진축협 등 피해 한우농가 지원 '팔걷어'
피해한우농가 "볏짚사료 잿더미...전국 한우농가 배려 감사"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 '울진산불'로 울진지역 축산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보고 밤새워 달려왔습니다. 더구나 애써 거둔 볏짚사료가 불에 타 한우들이 먹을 것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지요. 자식이 굶고 있는데 어느 부모가 가만히 앉아있겠습니까. 어려울 때일 수록 힘을 보태야지요."
전남 장흥에서 12시간 동안 밤을 새며 울진 북면 산불피해 축산농가로 달려왔다는 김모씨(56)가 환하게 웃는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군 북면의 한우농가가 전남 장흥에서 밤새 달려 온 볏짚사료를 내리고 있다. 2022.03.17 nulcheon@newspim.com |
9박10일간 이어진 '울진산불'로 산림 약 1만8463ha가 소실되고 4개 읍면의 주택 369채를 포함 시설물과 농기계 등 5977점이 전소되거나 피해를 입고, 마을 상수도 등 공공시설 337개소가 소실되고 219세대 335명의 이재민이 보금자리를 앗기고 임시거주시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며 절망에 잠겨 있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성과 구호물품이 답지하고 있다.
'울진산불'로 북면,죽변면, 울진읍, 금강송면 등 4개읍면 축산농가가 화마에 휩싸이고 특히 올해 가을까지 먹여야 되는 '한우 볏짚사료'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화마로 4개 읍면 축산농가에서는 한우가 700여두가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또 각 축산농가가 올 가을 추수철까지 한우에게 먹이기 위해 비축해 놓은 양질의 '볏집사료' 2994개(롤, 120사이즈)가 잿더미로 변했다.
다행히 이번 산불로 소사한 한우는 2마리에 그쳐 그나마 시름을 덜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로 한우에 먹일 볏짚사료 등이 잿더미로 변하자 전국한우협회 등으로부터 답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 장흥에서 볏짚사료를 싣고 울진 피해 한우농가로 밤새 달려 온 장흥조사료협의회 차량.2022.03.17 nulcheon@newspim.com |
'울진산불'로 한우볏짚이 잿더리로 변해 먹일 사료가 태부족이라는 소식을 접한 전국한우협회(회장 김삼주, 경북 영주시)는 전국의 한우농가에 사발통문을 보냈다.
피해 소식을 들은 전국의 한우농가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농장에 비축해 놓은 볏짚사료를 싣고 밤을 새워 '울진산불' 피해 한우농가로 달려왔다.
전남 장흥군 조사료협의회 소속 축산농인 김씨는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는 한우가 화마에 시달려 호흡기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신음하고 더구나 먹을 사료가 모두 불에 탔다는 소식에 지역의 한우농가가 십시일반으로 갹출한 볏짚사료를 싣고 달려왔다"며 밤새 싣고 달려온 볏짚 사료를 빠른 손놀림으로 내린다.
멀리 남해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군한우협회와 장흥군조사료협회를 비롯 전국한우협회 소속 한우농가들이 싣고 달려 온 볏짚사료는 모두 240여개에 달한다.
또 인근 영덕군한우협회가 68개, 영덕울진축협에서 1000개를 지원했다.
이와함께 울진군 내 산불이 피해간 지역의 한우농가에서도 자신들이 먹여야 할 볏짚사료 중 일부를 모아 피해 농가에 전달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군 북면의 한우농가가 전국한우협회 등 각지에서 답지한 볏짚사료에 '감사 인사'를 적어 배려에 답례하고 있다.2022.03.17 nulcheon@newspim.com |
이렇게 모인 볏짚사료는 모두 1400여개에 이른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200여만 원(120사이즈 1개당 8만5000원) 상당이다.
또 전국한우협회는 3500만원 상당의 한우급수대 100개(1개당 35만원)를 긴급 지원했다.
북면한우협회(회장 김정학)는 전국에서 답지한 볏짚사료와 급수대를 산불피해 한우농가에 고르게 분배했다.
'울진산불' 확산 기간에 3000만원 상당의 '곰국'을 피해 농가와 울진군자원봉사단체에 지원한 전국한우협회는 오는 18일 울진군을 방문해 전국의 회원들이 모은 성금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산불로 축사와 창고 등 2동이 전소하고 트랙터, 래핑기 등 각종 축산기계와 볏짚사료 1100개가 잿더미로 변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은 주성중(60, 북면 소곡리)씨는 "울진지역 한우 농가들이 하루아침에 생업터전을 앗기고 당장 먹일 사료가 없어 막막한 상태인데 멀리 전남 해남과 장흥을 비롯 인근 영덕지역 등에서 단걸음에 볏짚사료를 싣고 달려온 전국한우협회 소속 농가들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김정학 북면한우협회장은 "전국에서 답지한 소중한 볏짚사료 덕분에 화마로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며 고통받는 한우들이 원기를 회복할 것"이라며 "수 천리 먼길을 달려온 전국한우협회 회원들의 각별한 마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