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출신...클린턴 정부서 유엔 대사·국무장관 활약
유럽 동맹 강화·북핵 문제 깊숙이 관여...'외교가의 대모'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의 첫 여성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울브라이트 전 장관이 별세했다. 향년 84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3일(현지시간) 올브라이트 전 장관의 유족들이 그가 지병인 암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체코 태생의 유태계인 그는 영국을 거쳐 11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헸고, 명문 웰슬리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 등을 졸업하고 조지타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민주당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폴란드 출신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국가안보보좌관 밑에서 일했고, 이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의 외교를 대표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정부 1기 시절에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활동했고, 2기에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무장관에 올랐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러시아를 겨냥해 미국의 유럽 중시 정책을 강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과 동맹 강화에 주력했다. 동유럽의 발칸 반도 대학살 방지에도 외교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세계의 인권과 민주주의 옹호에 주력하는 한편 핵무기 확산 억제도 강조해왔다. 미국 민주당에선 최근까지 외교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대모'로 불린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그는 2000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협상 파트너로, 당시 북미 공동코뮈니케 발표를 이끌어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후 평양을 날아가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직접 묻고, 북미 관계 구상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