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폐지 등에 반대 입장 밝힌 법무부
"분노" "무례" 불편한 입장 내보인 인수위
대검찰청 "인수위에 적극 협조"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유예하면서 신구 권력 갈등이 법무부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인수위는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유예한 이유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전날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 입장 표명을 문제 삼았다.
정무사법행정 분과 인수위원들은 24일 긴급기자회견에서 "박 장관이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40여 일 뒤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앞두고 당선인 공약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공약 반대는 과거 민주당이 야당 시절의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 예산 독립을 통한 국회의 직접적 통제를 주장했는데 내로남불식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면서 "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03.15 yooksa@newspim.com |
이들은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가 다음주까지 진행되는만큼 일정 조정을 통해 다음주 화요일까지 안에 법무부 업무보고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위의 업무보고 유예에 법무부는 입장 표현을 자제하면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박 장관은 유예 발표 직후 출근길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 변수가 있는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당선인의 사법 개혁 공약에 대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의견차에 관한 질문에는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 안했는데…"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업무보고 유예에 대해 밝힐 입장은 없다"면서 "인수위와 협의나 업무보고 일정 등에 대해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인수위와 법무부의 입장차는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양측 모두 현재 입장에서 변화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기에 그렇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사지휘권 폐지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박 장관이 공약에 대해 반대한 것에 대해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실제 별 필요가 없다"면서 "검찰에 독립적인 권한을 주는게 중립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법무부도 당장 입장이 변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수사지휘권 폐지 등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이 또 다른 신구 권력 갈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와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한국은행 신임 총재 안건 등을 놓고 갈등을 연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예정대로 진행된 대검찰청 업무보고에서 검찰은 윤 당선인의 공약인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독자적인 예산편성권 부여 공약 등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 인수위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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