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 사태 장기화가 중국의 인플레이션 전망까지 바꿔놓고 있다.
루정웨이(魯政委) 중국 씽예(興業)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공산품 및 농산품 가격 급등을 유발하면서 중국 대종상품(벌크스톡) 가격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초만 해도 올해 중국의 인플레 압력이 크지 않았지만 우크라 전쟁 발발로 인해 올해 생산자물가지수( 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바이두(百度)] 루정웨이(魯政委) 중국 씽예(興業)은행 이코노미스트 |
루정웨이에 따르면 중국은 옥수수·보리 등 수입에 있어 우크라에 대해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중국 내 옥수수 소비량의 5.7%를 우크라산 옥수수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고, 보리는 미국과 캐나다·호주·프랑스·러시아 5개 국으로부터 주로 수입하고 있어 우크라에 대한 직접적인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세계 주요 보리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가 전쟁으로 인해 경작에 차질을 빚게 되면 글로벌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결국 중국 곡물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루정웨이는 지적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자 전기와 가스 등 자원의 최대 수입원(源)이다. 품목별로 보면 중국은 2020년 원유와 천연가스 소비량 중 11.5%와 3.1%를 러시아산 수입에 의존했고, 옥수수와 보리 소비에 있어서도 각각 0.1%, 1.4%를 러시아산으로 충당했다. 또한 니켈 등 광물 자원 상당 부분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전년 대비 35.9% 늘어난 1468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러시아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22% 늘어난 680억 2887만 달러,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32.38% 증가한 726억 7562만 달러를 기록했다.
루정웨이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니켈 수출에 영향을 주겠지만 또 다른 니켈 주요 생산국인 인도가 올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고 필리핀 등에서의 생산량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 니켈 공급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했던 상황에서 러시아의 니켈 수출 제한이 수급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면 니켈 가격이 2·3·4분기 각각 t당 3만 7000 달러, 3만 3000달러, 3만 달러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가로막히면서 2·3·4분기 원유 가격이 t당 110 달러, 105 달러, 100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며 기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올한해 중국 PPI가 전년 동기 대비 5.6% 내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CPI에 대해서는 △식용유 가격이 중국 CPI 산출 중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점 △비축량 감소와 중국 내 자연재해 등으로 3월 말 기준 전년 말 대비 12% 가량 올라 있는 보리 가격이 6월을 기점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점 △옥수수 수입 비중은 크지만 중국 내 가격 상승 폭이 해외 보다 작다는 점 △석유 완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올해 CPI가 전년 동기 대비 1.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5.5% 내외로 제시하면서 CPI 상승폭은 3% 내외에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2022.03.24 hongwoori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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