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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HDC 등록말소 권고 의미는...책임여론 돌파·'건설안전' 주도권 이중포석?

기사입력 : 2022년03월29일 06:02

최종수정 : 2022년03월29일 06:02

대선 과정서 발생한 대형사고...국민여론-여권 의식 결과
건설안전법 등 건설안전부문 주도권 경쟁 과열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형 제재에 건설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에 대해 원도급업체 현대산업개발에 등록말소 또는 최소 영업정지 1년의 행정처분이 내려진 것.

실제 행정처분 결과는 향후 이어질 시공사의 소송 결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처분권자인 서울시의 처분이 내려져야 알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인명사고를 반년새 일으킨 점이나 국민 여론이 극히 나빠진 점 그리고 서울시 역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엄중한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힌 만큼 꽤 강도 높은 영업정지가 내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가 등록말소까지 내비친 만큼 최소 영업정지 6개월 이상 강력한 처벌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울러 국토부의 이같은 행정처분에 대해 복안이 반영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대선과정에서 불거져 국민 여론이 극히 나빠진 이번 사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 여론 부담을 덜고 건설업계의 반발로 아직 입안되지 못하고 있는 '건설안전법'과 '의 국회통과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토교통부의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규정상 최고 수위 행정처분 권고는 여론 부담을 덜고 향후 건설안전법 통과를 염두에 둔 '사전처방'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장 붕괴사고에 대해 관할관청에 관계법령에 따른 가장 엄중한 처분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원도급사인 현대산업개발과 하도급사인 가현건설산업은 각각 서울시와 광주시 서구로부터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의 징계를 맞게 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 악화된 국민여론, 선례 드문 최강의 규제 불러

이처럼 강도 높은 처분은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앞서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국토부의 전신인 건설교통부는 벽산건설에 대해 등록말소와 1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물론 벽산건설은 이같은 처분을 받지는 않았다.

실제 건설사 행정처분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간 2000년대 이후 대형 건설사를 관할하는 서울시가 내린 행정처분은 영업정지 6개월을 넘지 않는다. 이는 국토부의 권고 이후 건설사들이 가처분 신청을 낸 후 법원 소송을 거쳐 영업정지 기간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은 나왔다. 하지만 정확히 입증해내기 어려운 원도급사의 관리부실에 대해 억울한 처벌을 받을 수 없다는 게 건설사의 입장이다. 실제 법원이 국토부의 조사보다 경감된 판결을 내린 것도 국토부의 조사를 무조건 신뢰할 수 없는 요소로 꼽고 있다.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는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도급사에 책임을 물으려면 관리부실이 명확히 입증돼야하는데 국토부의 사조위는 언제나 이에 대해 명확한 물증 없이 관리부실을 '단죄'해왔다"며 "등록말소는 차치하더라도 3개월 이상 영업정지 정도도 회사의 존망을 결정짓는 요소인데 여론을 등에 업었다해도 너무 쉽게 처분을 권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이같은 전례없는 강력한 행정처분에 대해 정치적 의미가 추가됐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우선 대선 기간 발생해 국민여론이 크게 악화됐던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는 점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다수 인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반년새 두 번 일으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동안의 관례를 볼 때 등록말소까지 언급된 것은 예상 밖이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국토부는 붕괴사고 사건 발생 초기만 하더라도 유연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고 직후 현대산업에 대해 등록말소를 권고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대선 과정이 과열되면서 국토부는 현대산업에 대해 '엄중한 처벌'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엄중한 행정처분을 예고했으며 결국 최고 수위 처분을 권고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선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현 정부의 총체적 관리부실 지적이 우려되자 강도높은 행정처분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현대산업의 과실은 연달아 발생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었지만 국내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는 전통의 대형 건설사에 등록말소까지 권고한 것은 실제 처분 결과를 떠나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건설안전주도권 경쟁서 선점...건안법 제정-건산법 개정 '멀티' 추진

이와 함께 국토부가 추진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비롯한 건설안전 분야에 대한 주도권 획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건설안전특별법은 건설현장에서 건설 전 단계별 참여주체에게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법 위반 시 형사책임을 묻는다. 발주자는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제공하고 시공자는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등 참여자별 권한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건설안전에 대한 주도권은 올해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고용노동부로 넘어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대상은 특성상 건설공사장 사고가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관부처는 고용노동부인 만큼 건설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개입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가 건설안전에 대해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시도됐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유사한 법령으로 이중규제, 이중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로 국회에 올라온 건안법은 업계 반발로 인해 아직 상임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안전사고를 일으킨 건설사에 대해 강도 높은 처벌을 내용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설물 중대 손괴로 일반인 3명 또는 근로자 5명 이상이 사망할 경우바로 등록말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함께 5년간 부실시공 2회 적발 시 등록말소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된다. 이 법 개정안 역시 공교롭게 건안법 제정안과 같은 지난해 9월 민주당 의원 발의로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는 건안법 제정안과 건산법 개정안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시기를 말하진 않았지만 시행령 개정은 사실상 현 정부 임기내 추진하고 두 법 처리는 여당과 합의해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유의 등록말소까지 그것도 사조위 조사가 끝난 지 단 2주만에 권고된 상황에 대해 국토부의 복안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사고로 인한 여론 부담을 덜고 건설안전분야에 대한 주도권을 염두에 둔 처분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계에 대한 과도한 처벌이란 항변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안전사고의 해법은 재발방지와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보상인데 이보다 처벌에 더 중점을 둔 결과로 판단된다"며 "LH 등 유관기관 비리문제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면서 민간 업체만 강하게 규제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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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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