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7일 법사위 의원 사·보임
권상대 정책기획과장 "검수완박 법안 강행 우려"
대검 "고검장 회의 여부 확인해줄 수 없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제사법위원회에 사·보임하며 '검수완박' 움직임에 나서자 검찰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상대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은 이날 검찰 내부 전산망에 글을 올리고 전날 있었던 국회 법사위의 사보임 소식을 언급하며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권 과장은 검찰 수사권 관련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의 모습. 2022.01.25 pangbin@newspim.com |
국회는 지난 7일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제사법위원회로, 법사위 소속이었던 박성준 민주당 의원을 기획재정위원회로 사·보임했다. 현재 법사위 안건조정위는 여야가 3대3으로 최장 90일 동안 법안을 심의할 수 있다.
양 의원이 법사위로 오게 되면서 사실상 4대2의 구도가 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안건조정위 소집을 요구하더라도 양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조정위에 들어가면 민주당에게 유리할 수 있다.
권 과장은 법사위의 상황을 전하며 "민주당이 사보임은 검수완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미 지난해 공수처법, 언론중재법 등에서 비슷한 형태의 사보임을 통해 안건조정위가 무력화됐던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국 이래 70년 검찰 역사와 제도를 형해화시키고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이라도 다수당이 마음을 먹으면 한 달 안에 통과될 수 있는 거친 현실과, 별다른 방법도 없이 다시 의원님들에게 사정하고 곱지 않은 민의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우리 검찰구성원들의 처지가 너무 안타깝고 실무자로서 죄스러울 따름"이라 말했다.
권 과장은 "이 법안의 심의절차가 과연 우리 헌법과 국회법이 용인하는 것인지, 우리 가족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 상식과 양심이 존중받는 사회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묻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리 이런 상황까지 예상하지 못한 실무자로서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우리 검찰 구성원 모두 관심을 갖고 저희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도록 힘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현직 검사들은 권 과장에 글에 댓글을 달고 동의 의견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대검은 이날 오후 전국 고검장 회의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 관계자는 "고검장 회의 개최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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