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날개 없는 추락 엔화..."1달러=150엔" 전망도

기사입력 : 2022년04월20일 12:59

최종수정 : 2022년04월20일 13:04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시장 '무덤덤'
환율시장 직접개입...막대한 비용+미국 동의 필요해
미스터엔 "130엔이 당국 개입 마지노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일본 엔화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당국의 구두 개입이 이어졌지만 시장에서는 개의치 않고 있다.

일본 통화당국이 여러 현실적 난관으로 당장 환율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0엔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에 엔의 약세는 이어지며 미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19일까지 1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수치를 집계한 1971년 이후 최장 기간 약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달러/엔 환율 차트, 자료=CNBC] 2022.04.20 koinwon@newspim.com

20일 오전 11시 5분 현재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29.09엔으로 전날에 비해 0.13% 상승했다(엔화 가치 하락). 엔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달러 대비 약 10% 하락하면서 주요 선진국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 재무성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가 일제히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시장 '무덤덤'

19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엔화 약세로 인한 현재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이익보다 크다며 최근의 달러 대비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장관은 "엔화 약세도 장점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단점이 더 크다"며 엔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상승해 소비자와 기업에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엔저가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18일 "급속한 엔저로 (경제에 미치는) 마이너스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2020.01.21 [사진= 로이터 뉴스핌]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들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월 1일부터 11일까지 민간신용조사기구인 도쿄상공(東京商工)리서치가 5400개의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약 40%가 엔화 약세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달러화 대비 엔의 가치가 113엔 안팎에 머물던 12월 조사에서 엔화 약세가 부정적이라 답한 기업이 30%였던데서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이는 상당수 일본 기업이 관세장벽 등을 피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엔저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뜀박질하자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들의 마진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가 이처럼 장기간 이어지는 건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감안해 3월부터 본격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일본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적완화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당국이 엔저를 막기 위해 직접 개입하는 방안이 있지만 여러 현실적인 난관이 있다고 전했다. 엔저를 저지하기 위한 통화 개입은 많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거대한 세계 외환 시장에서 그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실패 확률이 높다. 일본 정부가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 당국의 환율시장 직접개입...막대한 비용+미국 동의 필요해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서 일본 당국은 달러를 시장에 내다팔고 엔화를 사들여야 한다. 일본 재무성이 최종 개입 결정을 내릴 때 가능하며, 일본은행이 대리인으로 나서 시장에서 주문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3560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며 대부분 미 달러화로 구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비교적 풍부한 편이지만, 일본 통화 당국이 환율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달러가 필요하며, 이로 인해 외환보유고의 달러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일본 엔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이는 일본 정부가 엔화를 조달하기 위한 채권을 계속 발행할 수 있는 엔화 매도 개입과는 달리, (외환보유고의 달러가 제한적인 탓에) 통화당국이 환율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기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 개입은 또한 일본의 주요 7개국(G7) 파트너들, 특히 달러-엔 환율을 조정하기 위해 개입하는 경우에는 미국의 비공식적인 동의도 필요하다. 하지만 통신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변동성이 극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율 개입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미국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엔저가 예전처럼 일본 경제에 긍정적 영향만을 주지는 않는 상황에서 당국이 언제까지나 손 놓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재직 당시 환율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경제분석가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은 로이터통신에 엔화의 가치가 달러당 130엔 아래로 떨어지면 (당국의) 개입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정책 입안자들은 일본이 엔화, 주식, 채권의 "트리플" 매도에 직면할 경우에만 직접 개입에 나설 것으로 봤다. 과거 신흥국 경제에서 나타나는 급격한 자본 유출과 비슷한 심각한 금융 위기가 나타나지 않고서는 당국이 쉽사리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엔의 추가 하락이 거론되는 이유다. 파이브스타 애셋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인 이와시게 다쓰히로는달러당 130엔은 정점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면서 내년 3월까지 엔/달러 환율이 150엔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취중진담' 전람회 출신 서동욱 사망…향년 50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990년대 인기 듀오 '전람회' 출신인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가 1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서동욱은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인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전람회를 결성해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으며 등장했다.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사진=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전람회는 1994년 1집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1997년 해체할 때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서동욱은 김동률과 전람회로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y2kid@newspim.com 2024-12-18 21:50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