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10년물 금리 2.9% 상회
원자재·기술업종 약세...테슬라는 3% 급등
유가·달러 오르고 금은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각) 미 국채 금리 상승세에 짓눌려 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8.03포인트(1.05%) 하락한 3만4792.76에 마감했다. 또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5.79포인트(1.48%) 내린 4393.6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78.41포인트(2.07%) 빠진 1만3174.65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만 하더라도 강력한 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1~2% 수준의 상승 흐름을 연출 중이었다.
하지만 장중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9%를 웃돌며 2018년 말 이후 최고치 부근에 머물면서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개장 초만 하더라도 10년물 미국채 수익률은 1.5% 부근이었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내달 회의에서 50bp(1bp=0.01%p)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빠르게 치솟았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회의에 참석해 현재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의 3배 가까운 수준임을 지적하면서 좀 더 신속한 긴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네드 데이비드 리서치 수석 글로벌 거시전략가 조셉 칼리쉬는 "인플레가 조만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정점이 아니라면 연준은 앞으로 1년 간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 가파르게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2.75%에서 3%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한번에 0.5%포인트씩 인상하는 결정도 3차례 정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모두 인플레 통제를 위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금리 인상 과정서 경제가 부담을 받긴 하겠지만 심각한 침체가 초래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연준이 인플레를 잡으려다 심각한 경기 충격을 줄 것이란 경고음을 꾸준히 울리고 있다.
이날도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침체를 초래하지 않는) 연착륙을 성공시키려면 기술과 시간, 운이라는 3박자가 필요하다면서 결코 쉽지 않음을 지적했다.
한편 미국 최대 비료회사 모자이크와 셰브런이 각각 9%, 4% 빠지는 등 원자재와 에너지 관련 업종은 약세를 연출했다. 청정에너지 관련 종목들도 부진했으며, 인베스코 솔라 상장지수펀드(ETF)는 7% 가까이 하락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엔비디아가 6% 넘게 하락하고 넷플릭스와 알파벳도 각각 3%, 2% 넘게 밀리며 하락 분위기를 주도했다. 또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CNN의 뉴스 특화 자체 OTT 서비스인 'CNN+'의 모든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6% 넘게 떨어졌다.
반면 테슬라는 실적 호재에 따른 낙관론이 지속되면서 3% 넘게 뛰었고, 유나이티드 항공도 올해 긍정적인 수익 기대감에 9% 넘게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리비아산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6달러(1.6%) 오른 배럴당 103.79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109.80달러까지 올랐다가 전날 대비 1.53달러 상승한 108.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달러는 파월 의장의 긴축 가속 발언에 일주일래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이날 대부분 약세를 보이다가 파월 발언이 나온 직후 0.2% 반등한 100.53을 기록했다. 달러는 엔화 대비로도 0.3% 상승한 128.30엔을 기록했다.
금 가격은 국채 금리 상승 움직임에 후퇴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0.4% 내린 1948.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