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장기 금리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에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5월 9일 오전 8시 5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S&P500 선물(이하 E-mini)은 직전 종가보다 1.77% 내린 4046.75포인트에 호가됐다. 나스닥100 선물은 2.32%, 다우지수 선물은 1.37%(451포인트) 각각 하락 중이다.
리비안 트럭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3%를 넘어선 데 이어 이날도 3%를 넘어서며 2018년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10년물 금리는 3.17%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주 나스닥 종합지수는 주간으로 1.54%,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0.21%, 0.24% 내렸다. 다우는 이로써 주간으로 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으며, S&P500과 나스닥은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주간 낙폭은 예외적이라 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지난주 일간 변동폭은 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갈만했다. 지난 4일 2020년 이후 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다 우지수는 바로 다음날인 5일 상승폭을 모조리 반납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함에 따라 뉴욕증시와 미 국채 시장은 일제히 랠리를 보였으나, 다음날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금 불거지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인 데이비드 테퍼는 6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월의 발언이 시장 변동성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규장 개장 전 시장 전망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의 분기 순익을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종목명:PLTR)의 주가는 16% 급락하고 있다. 회사의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02달러로 시장 전망치 0.04달러를 약 50.0% 하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50.0% 감소했다.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RIVN) 주가도 개장 전 17% 가까이 급락 중이다. 주말 CNBC는 포드가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는 리비안의 주식 80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포드는 리비안의 주식 1억2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소식통은 골드만삭스를 통해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제 유가가 2% 이상 하락하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XY)의 주가는 2.5%, 슐럼버거(SLB)의 주가는 3% 하락 중이다.
장기 금리 급등 속에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형 기술주의 주가도 압박받고 있다. 알파벳 구글(GOOGL), 애플(AAPL), 넷플릭스(NFLX)의 주가는 모두 2~3% 빠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개최된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러시아 전승절) 기념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서방의 군사 위협에 따른 대응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다만 일각에서 예상했듯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핵 위협을 가하는 최후통첩이나 전면전을 선포하지 않았으며, 종전과 같은 출구 전략을 모색하지도 않았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장 핵전쟁 등으로 비화하지는 않겠지만 러시아가 향후 전쟁을 어떤 방식으로 끌고 갈지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