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6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다산로 'IAH 서울'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이클 슈완(Michael Schwan)의 사진전《숨겨진 포즈와 소거된 분위기(Hidden pose and muted air)》가 5월 23일(월)부터 6월 11일(토)까지 서울시 중구 다산로 62 이화빌딩 1층 'IAH 서울'에서 열린다.
IAH Seoul은 유럽 전역의 버려진 장소와 건축물을 찾아다니며 과거의 아름다움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기록하고 해석해온 마이클 슈완(b 1988·독일)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마이클 슈완의 신작을 포함한 12점 이상의 사진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이클 슈완 사진전 포스터 [사진=IAH 서울] 2022.05.19 digibobos@newspim.com |
마이클 슈완의 사진은 장식적인 순간에만 머물지 않고 부패, 쇠퇴, 향수와 같은 다양한 관념을 연상시키고 감각적 통찰을 선사한다. 슈완의 화면이 전하는 망각에 대한 통찰은 치열한 생존 속에서 자신의 과거조차 돌아볼 여유가 없는 현대인에 대한 작가의 애상에서 출발한다.
미래라는 긍정의 거짓말에만 맹목적인 채, 자신들의 역사를 회고하지 않는다면 점점 더 많은 것을 잊고 포기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작가는 잃어버린 장소들이 가진 특별한 마법에 주목한다. 풍부한 장식적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버려진 공간들은 이전의 영광을 말하기에 앞서 지난날의 아름다움, 화려한 건물의 부식, 퇴락에 대한 절절함을 이야기한다.
위신과 명망을 상징했던 가구들의 쓸쓸한 죽음처럼, 시간의 행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방치된 장소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미건조하게 아름다움을 자극하는 물리적 잠식은 자연에서 시작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본래의 소유를 증명하는 예술적 기록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51°16'2.99"N, 2015, Michael Schwan [사진=IAH 서울] 2022.05.19 digibobos@newspim.com |
슈완은 버려진 공간을 조명하고 현실을 반추한다. 유기된 대상에 무한한 관심을 두는 작가의 태도는 경직된 신체를 이완하는 심호흡과 같다. 슈완의 사진에 등장하는 빛줄기는 인간의 부재를 밝히기보단 순전히 개인적 기억의 여정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슈완의 작업은 회화주의 사진의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그 작법은 다분히 자연주의적이다. 방치된 건물 중에서도
유미적이며 자기충족적인 대상을 선정한다는 점은 회화주의의 어떤 경직성(포즈), 즉 감상적 관점의 요구를 도출한다. 하지만 조명을 일절 쓰지 않고 자연광에 의존해 셔터를 누르는 작가의 모습에서 자연주의가 추구한 '있는 그대로'의 예술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단순히 과거의 건축물을 조망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마이클 슈완의 사진이 무작위한 표면으로 읽힌다거나 완벽할 정도로 정지된 어떤 상태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흔적을 과감히 지우지 않고 인격이 부여될 가능성이 있는 상징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이 연출한 시각적 장관에서 인간 집단의 특수성이나 폐쇄된 공간이 주는 묘한 이질감이 주체가 되지 않고 직접적 경험에 근거한 삶의 방식과 일상 너머에 존재하는 사소한 욕망을 상기시킨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50°08'09.73"N, 2015, Michael Schwan [사진=IAH 서울] 2022.05.19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50°23'43.86"N, 2014, Michael Schwan [사진=IAH 서울] 2022.05.19 digibobos@newspim.com |
마이클 슈완은 독일 프라이베르크(Freiberg)대학에서 재료공학(materials science)을 전공하였고 다수의 학술-사진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으며, 특히 대학 박물관의 조각작품 학예연구는 그가 사진가로 성장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2020년 영국 에스테티카 미술상(Aesthetica Art Prize) 사진부문 최종심사작으로 선정되며 포토그래퍼이자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다. 에스테티카 미술상은 시각예술 분야의 다양한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한국 작가로는 박재영, 김수현, 정승조, 코디 최 등이 최종 심사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마이클 슈완의 사진은 독일, 스페인, 미국, 프랑스 등의 사진 전문잡지와 언론매체에 소개되었다. 현재 함부르크를 기반으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York Art Gallery(2021, 영국), PalazzoAlbrizzi-Capell0(2021, 이탈리아), PH21 Gallery(2020, 헝가리), Photokinia(2018, 독일) 등에서 전시하였으며 다수의 유럽권 포토그래피 어워즈에서 수상하였다.
'IAH 서울' 전시회 관람시간은 오후 1시에서 7시 30분까지고, 매주 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digibobo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