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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약물사고로 면허취소된 의사…法 "재기 기회 줘야"

기사입력 : 2022년05월30일 07:00

최종수정 : 2022년05월30일 07:00

복지부 '면허재교부 거부처분' 불복소송 승소
"봉사 기회 부여, 의료법 취지·공익에 더 부합"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10년 전 약물투여 사고로 의사 면허가 취소됐더라도 면허 재교부 신청요건을 충족했다면 재기(再起)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면허취소 의료인에 대한 면허재교부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구 모 산부인과 원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3년 업무상과실치사, 사체유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 및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고 이듬해 출소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잠을 푹 잘 수 있게 해 달라'는 지인 B씨에게 프로포폴과 유사한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수술용 마취제 등 13개 약물을 섞어 주사해 B씨를 약물 중독으로 인한 호흡정지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B씨의 시신을 다른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A씨는 2014년 8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의사면허가 취소됐고 3년 뒤인 2017년 8월 의사면허 재교부를 신청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인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 A씨에 대한 면허 재교부 안건에 관해 참석위원 6명 중 5명이 불승인 의견을 내자 이를 반영해 면허 재교부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을 했다.

A씨는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보건복지부가 교부한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절차상 위법을 지적했다. 또 의사면허 취소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해 의사면허 재교부 제한 기간이 지났고 의료법상 재교부 신청요건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보건복지부의 면허 재교부 거부처분을 취소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서에는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몇 명이 불승인 의견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유 때문에 재교부가 불승인 된 것인지 등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다"며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존재한다고 봤다.

아울러 A씨에게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며 의료법 제65조 제2항에 따른 재교부 신청요건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에 대해 깊이 반성하면서 의사면허가 다시 교부되면 의료인으로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며 "출소 이후 수년 간 매주 무료급식 자원봉사활동을 해 온 점, 원고의 의료인 동기와 동료들을 비롯한 지인들도 여생을 위한 복직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원고는 개전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B씨의 유족들에게 2억5000만원을 공탁하고 민사소송에서 추가 손해배상금으로 약 3000만원을 지급했으며 이 사건으로 이혼 후 10년 동안 의료기기 판매업, 요양병원 행정업무 등 직업을 전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원고의 면허취소 사유는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마약류관리법 위반죄였고 장기간 면허 재교부 거부처분으로 원고가 입는 경제적·정신적 불이익이 공익보다 작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중대한 과오를 범했지만 개전의 정이 뚜렷한 의료인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해 현장에서 봉사할 기회를 주는 것이 오히려 의료법의 취지와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돼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 취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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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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