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 盧 부인은 '여사', 尹 부인은 '씨'
"공영방송서 성향따라 차별, 인격권 침해"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가 방송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를 '김건희 여사'가 아닌 '김건희 씨'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비판하고 나섰다.
보수 성향 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김어준 씨의 표현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시정 권고를 구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2.06.03 yoonjb@newspim.com |
김어준 씨는 지난달 30일 아침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에서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가 용산 청사에서 반려견과 함께 보낸 사실이 지난 주말 언론을 장식했고, 김건희 씨가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 있는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공개됐다"고 발언했다. 또 "대통령 동선이나 집무실을 개인이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듯 하고 '좋아요' 대상으로 하는 건 김건희 씨 개인 활동"이라고도 발언했다.
법세련은 "김어준 진행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에 대해선 꼬박꼬박 '여사'라고 부르면서 현직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만 김건희 씨라 부른다"면서 "(이는) 김건희 여사를 비하하고 무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 공정성과 정치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영방송 진행자가 자신의 정치성향에 따라 현직 대통령 배우자 호칭만을 여사가 아닌 씨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인격권과 명예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법세련은 김어준 씨가 서울시민의 청취권을 침해했다고도 주장했다. 법세련은 "중립적이어야 할 TBS 진행자가 '김건희 씨'라 표현하면 대단히 듣기 불편한 시민들도 많을 것"이라며 "1000만 서울시민이 듣는 공영방송 진행자라면 싫든 좋은 현직 대통령 배우자를 여사라 호칭하는 게 정치성향이 다양한 시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튜브 같은 개인 방송이라면 김건희 씨라고 하든 이름만 부르든 자유지만, 공영방송 진행자가 자기 편이면 '여사' 반대편이면 '씨'라고 하는 건 심각한 불공정 편파방송이 아닐 수 없다"고 평했다.
법세련은 한 인권 보호 기관이 부적절한 칭호를 인권침해로 본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세련은 지난 2016년 말 수원시인권센터가 기간제·공무직 근로자를 '여사님'과 '씨' 등으로 부르는 것을 차별행위로 판단한 사례를 소개했다.
법세련은 이강택 TBS 사장도 김어준 씨의 부적절한 표현을 묵인·방조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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