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브렌트유 여름께 140달러까지 오를 것"
OPEC+ 증산 합의에도 러시아 감소분 만회 역부족
골드만 브렌트유 하반기 평균 135달러 전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러시아 등 비오펙 석유수출국들의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의 원유 추가증산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올 여름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지난 3월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며 14년래 고점을 찍었던 국제 유가는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수요 둔화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등으로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5월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 차트, 자료=CNBC] 2022.06.08 koinwon@newspim.com |
유럽연합(EU)이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의 90%를 줄이기로 한데다, 중국이 코로나 봉쇄 완화에 나서며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수요 회복 전망도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 골드만, 브렌트유 3분기 140달러까지 오를 것...소비자 체감은 160달러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 연구 글로벌 책임자는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이르면 7~9월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대로라면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기록한 최고치 139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앞서 내놓았던 전망치 125달러에서도 대폭 상향했다.
또 골드만은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휘발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원유를 휘발유와 제트유 등 석유 제품으로 가공하는 정유 공장에서 정제 능력을 당장 끌어올리기 힘든 탓에 미국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유가는 배럴당 160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OPEC 로고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원유 시추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급등하며 7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9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한 주에만 휘발유 가격은 30센트 올랐으며, 한 달 동안 62센트 뛰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지난 2일 오펙 플러스는 7~8월 생산 규모를 하루 64만8000배럴로 기존의 하루 43만2000배럴에서 50%(약 21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추가 증산 합의에도 국제유가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1만배럴 증산만으로 100만배럴 상당의 러시아 생산 감소분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당초 기대와 달리 6월 오펙 플러스 회의에서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에서 배제하지 않은 탓에, 증산 여력이 있는 일부 회원국이 중국 등에서의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쿼터를 넘어선 추가 증산에도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올 하반기에도 고유가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 "고유가 하반기에 내내 이어질 것"...골드만, 하반기 평균 135달러 전망
앞서 7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원유, 휘발유 및 천연가스 가격 전망치를 올려잡으며 9월까지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또 EIA는 브렌트유가 3분기에 배럴당 평균 111.28달러, 4분기에는 이보다 다소 내린 배럴당 104.97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브렌트가 3분기 평균 103.98달러, 4분기 101.66달러에 이를 것이라던 한달 전 전망에서 한층 높아진 수치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골드만삭스는 올 하반기 브렌트유 가격이 평균 배럴당 135달러에 머물 것으로 봤다. 하반기 내내 3월 초 기록했던 14년래 최고치 근방에 머물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전 전망치에서도 10달러나 올려잡았다.
이는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기준선으로 제시한 배럴당 150달러에 바짝 다가서는 수준이다.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150달러에 이르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이를 벗어날 방법이 없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하반기 휘발유 가격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국제 유가가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으며 수요가 일일 50만배럴 감소하면, 그때서야 시장의 수급이 균형을 찾을 것으로 봤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