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디폴트옵션 도입 앞두고 TDF 주목
주식비중 높은 TDF, 연초 대비 10%대↑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큰 원칙은 단기 시황에 흔들리지 않고 큰 항로에 맞춰 방향을 지키는 것입니다."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WM솔루션운용팀장은 TDF(타깃데이트펀드)를 운용하는 선장 역할을 맡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다른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은퇴 시점에 따라 위험·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하는데,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중을 늘려 안전성을 높이는 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WM솔루션운용팀장. 2022.06.09 mironj19@newspim.com |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를 전제로 둔만큼 시장 변동성보다는 자산재배분(리밸런싱)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 팀장은 9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TDF의 원칙은 글라이드패스(일종의 자산 배분 설계도면)를 잘 준수하는 것"이라며 "(투자자가) 젊을 때는 적극적인 투자로 자금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관리에 집중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TDF는 최근 시장에서 가장 핫한 펀드 상품이다. 오는 7월 12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앞두고 TDF 시장의 성장성이 주목 받으면서다. TDF는 한국인의 근로 특정과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글라이드패스를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펀드 구성 종목을 교체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을 경우 기본 설정된 상품으로 자동 투자되도록 하는 제도다. 생애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바꿔주는 TDF 특성상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가장 많을 선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 팀장은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현재 10조원대인 TDF 시장이 향후 5년 동안 연간 20~3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TDF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고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과 DC형의 비중이 7대 3 정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이니 상당 부분 자금 유입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자의 은퇴 이후를 책임져야 할 퇴직연금이지만, 현재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퇴직연금의 연환산 수익률은 1.96%에 불과했다. 적립금을 굴러줄 상품에 자동 투자하게 설계된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10월 개인솔루션본부를 신설해 연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상품운용부터 영업, 판매, 마케팅을 유기적으로 지원하며 TDF 수요 급증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한화LIFEPLUS TDF'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타깃 시점에 따라 2020~2050 라인을 구축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WM솔루션운용팀장. 2022.06.09 mironj19@newspim.com |
TDF 상품 출시 이후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은퇴시점이 먼 '한화LIFEPLUS2045'의 경우 주식비중이 높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수익률이 10.35%(2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안전자산 비중이 높은 '한화LIFEPLUS2025'는 3년 수익률이 18.32%로 출시된 전체 TDF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자사만의 TDF 특징으로 이원화된 외환(FX) 전략을 꼽았다. 변 팀장은 "해외투자를 할 때 주식에는 환오픈, 채권에는 환 헤지를 한다"며 "한국인이 해외투자를 하면서 외화 자산을 들고 있을 때 생기는 강점을 활용하면서 수익을 극대화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액티브, 패시브 펀드를 시장 특성에 맞게 배분하는 전략을 취한다"며 "효율적인 시장이라고 판단되는 곳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중심,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매니저가 잘 아는 시장의 경우에는 액티브 전략으로 추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TDF는 목표 시점에 따라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인출 시점에 따라 보유한 TDF의 수익률도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이에 변 팀장은 "본인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이면 앞뒤로 5년 정도 조정하는 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시황이 큰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정해놓은 금액을 TDF에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도 받는다면 결국 본인의 자산 가치를 가장 크게 키우는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