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일각 "당 지도부가 풀어내는 것 필요"
우상호 "복당 요청할 생각 없다" 일축
비대위, 차기 지도부 몫으로 넘길 듯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처리 당시 탈당했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복당 여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풀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한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엔 복당을 받아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26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4.26 kilroy023@newspim.com |
민 의원은 지난 4월 검수완박 법안의 법사위 의결을 강행하기 위해 민주당 탈당을 감행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에 회부돼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위장 탈당'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민주당은 "민 의원의 개인적인 비상한 결단이 있었다"며 당과의 연계를 일축했고 민 의원은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를 냈다"며 개인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 의원이 위장 탈당 후 야당 몫 3명 중 1명으로 선임된 것은 안건조정위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무효"라며 검수완박 법안이 법사위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6·1 지방선거를 거치며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민 의원 탈당 논란은 최근 다시 점화됐다. 민 의원이 선거 직후 복당 신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당내서도 민 의원의 복당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 조응천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년 전엔 복당이 안 된다고 당헌·당규에 (명시) 돼 있는데 지켜야 한다"며 "우리 당이 쇄신을 제대로 하는지에 대한 바로미터 중 하나"라고 했다.
일각에선 민 의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남국 의원은 "결국 당 지도부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하면 저희 당이 책임지고 지도부가 풀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민형배 복당'의 키를 쥐고 있는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민 의원의 복당을 즉각적으로 요청할 생각이 없다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당헌·당규 상 민 의원이 당장 복당하기 위해선 비대위가 당무위를 소집해 복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 위원장은 "검수완박 법안 관련 문제는 헌법재판소에 재소돼 있다"며 "적어도 현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진 절차와 관련돼 있는 것들의 현상 변경을 가져가는 건 헌법 체계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진 민 의원 복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우상호 비대위는 대선·지선 평가와 8월 전당대회 준비를 비롯한 당 내 문제와 민생 경제 위기와 같은 굵직한 현안을 챙기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 의원 복당 문제는) 비대위에 안건이 올라온 적이 없다"며 "아직 그런 논의는 하나도 안 나왔다"고 비대위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가 안 그래도 다른 일로 복잡한데 그 문제를 가지고 기름을 부을 필요가 있느냐"며 "이 문제는 다음 지도부가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비대위 관계자 또한 "지금 (비대위는) 할 일이 태산 같고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바꿀지 고민하고 있다"며 "(민 의원 복당은) 이번 비대위의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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