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속 낙마 '초유의 사태'
코로나19·원숭이두창 감염병 위기대응 공전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스스로 물러났다.
지난 5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지명된 지 39일 만의 자진 사퇴로, 복지부 장관 후보자 2명이 연속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복지부는 정호영 전 후보자에 이어 김승희 후보자까지 사퇴하면서,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비롯해 산적한 보건·복지 대책을 세워야하는 상황 가운데 장관 공백이 더 길어지게 됐다.
김승희 후보자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각종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반복적으로 설명했으나, 이 과정에서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던 저의 명예는 물론 가족들까지 상처를 입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승희 복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5.30 pangbin@newspim.com |
김 후보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그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조사를 받게 됐다. 김 후보자는 정치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재차 부인하면서도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정치자금 사용의 기준과 관리가 모호한 체계에서 관련 논란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억울하고 불합리한 피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 내 논의를 통해 정치자금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기를 요청 한다"고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후보자는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저의 가족을 포함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저의 사퇴가 국민을 위한 국회의 정치가 복원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하며, 앞으로도 국민 행복과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처한 어떠한 위치에서도 최선의 역할을 수행해나가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내각이 남성 위주라는 지적이 거센 뒤 윤 대통령이 전격 발탁한 여성 후보자 중 한 명이었다. 식약처장과 국회의원 등 현장·정부·국회에서 쌓은 경험 등이 장관 발탁 사유였다. 정호영 전 후보자가 자녀특혜 의혹 등으로 낙마한 터라 장관 임명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그는 2019년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했던 '문재인 대통령 치매'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고, '관사 재테크'와 모친 중심의 가족들 간 부동산거래 의혹 등이 꼬리를 물며 자질논란에 휩싸였다. 이 와중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게 결정타가 됐다.
김 후보자는 20대 국회의원 당시 보좌진 격려금, 배우자 명의 자동차 보험료와·렌터카 임대료 등에 정치자금을 사적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지난달 29일 선관위가 그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사퇴압박 수위가 세졌다. 자진사퇴로 논란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여권에서 흘러나오던 터다.
문제는 김 후보자 자진사퇴로 방역 수장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당장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멈칫하면서 재유행에 대비한 백신접종 독려 등 새 방안이 필요하고 원숭이두창 유입 대응 전략 마련도 긴요한 때에 수장 공백을 길게 끌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복지부는 두 달 가까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복지부 장관과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이 번갈아 주재하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는 복지부 장관 차례가 되면 이기일 복지부 2차관이 대신 맡고 있다. 기획조정실장, 보건의료정책실장 등 주요 실장 자리 2곳도 공석인 상태로 혼선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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