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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④ "누구를 위해 마트 문을 닫나"...유통법 10년, 피해자는 '소비자'

기사입력 : 2022년07월05일 15:32

최종수정 : 2022년07월07일 13:33

대형마트 발 묶은 유통법, 수혜는 이커머스가
온라인 중심 소비시장 대응 못하고 구조조정
문 닫은 마트에 소비자들은 장보기 포기
소상공인도 상생 기회 잃어...시대 부응해야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 모처럼 아이와 마트 장보기에 나선 박모씨(36세). 아이와 밥도 먹고 시간을 보내기엔 적격이라는 이야기에 마트를 찾은 박씨 앞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오늘은 의무휴업일이라며 매장 문이 굳게 닫혀버렸기 때문이다. 근처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릴까 했지만 아이와 함께 장을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마트가 쉬는 날이라 온라인 배송도 하루 늦게 도착한다고 한다. 잠시 고민하던 박씨는 "쿠팡으로 주문해야 겠다"며 장보기를 포기하고 아이와 발길을 돌렸다.

"신규 점포요? 유통법(유통산업발전법) 때문에 신규 점포 내기가 어려워요. 마트나 백화점으로 오히려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더 이상 설명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법은 그대로에요. 소비자들은 장보기가 더 어려워지고 결국 피해자는 소비자에요. 유통법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법인가요?"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대형마트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유통산업법 개정은 케케묵은 규제 논란 중 하나다. 오랜만에 만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입에선 여전히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하소연이 나온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시행된 지난 2012년부터 세 명의 대통령이 거쳐 갔다. 모두 규제완화, 규제개혁을 외쳤지만 유통산업발전법 만큼은 견고했다. 윤석열 정부도 유통산업발전법을 손보겠다며 검토에 들어갔다. 유통업계는 또 "이번에 다를까"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안 모습. 2022.07.05 shj1004@newspim.com

◆尹정부 이번엔 다를까?...마트 문닫았더니 이커머스·편의점만 '호황'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후 첫 주말을 찾아 전통시장과 백화점을 연달아 방문했다. 정치인들의 전통시장 방문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연례행사지만, 백화점 쇼핑은 이례적이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가까운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구두를 구매했다.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비공식 일정이었던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유통업계의 시각은 달랐다. 그간 전통시장 보호에 치우쳤던 정책이 대형마트와 백화점과의 상생을 고려한 균형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간 유통산업을 옥죄던 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의 숙원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지난 2012년부터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 영업시간도 제한을 받는데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는 문을 열 수 없다. 또 전통시장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전통시장 1㎞ 이내는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정해 3000㎡ 이상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은 신규 점포를 내지 못한다.

영업시간 제한은 대형마트가 고꾸라지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영업을 하지 못하는 휴일이나 새벽시간에 대형마트는 온라인 배송도 하지 못했다. 고객들의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던 초기 대형마트가 온라인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유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도래하며 소비시장의 주도권은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사이 대형마트는 수십개의 점포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사정이 악화됐다.

지난 2020년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전체 700여 개의 점포 중 30%인 200여 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 이마트도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폐점하고 새로운 체류형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대형마트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사이 오프라인 시장의 주도권도 편의점에 뺏겼다. 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통업계 매출 중 편의점 3사 매출이 15.9%로, 대형마트 3사 매출(15.7%)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시간까지 단축해야 하는 악조건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한산한 모습의 서울 남대문 시장 2022.07.05 aaa22@newspim.com

◆유통법 10년, 전통시장은 살아났나?...대기업 vs 소상공인, 구도 깨야

그렇다면 유통산업발전법의 목적대로 대형마트가 부진한 사이 전통시장은 활기를 띄었을까.

통계청에 지난 2012년 소매업 총매출에서 14.5%를 차지했던 대형마트 비중은 지난해 8.6%로 줄어들었다. 같은기간 전통시장이 포함된 전문소매점 비중은 같은 기간 40.7%에서 32.2%로 동반 하락했다.

이 간극에 끼어든 기업이 바로 쿠팡과 마켓컬리와 같은 이커머스 기업들이다. 이 기간 온라인과 홈쇼핑이 포함된 무점포소매업의 비중은 13.8%에서 28.1%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활개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만들고 정작 전통시장 보호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대형마트 출점이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대기업vs소상공인'의 구도도 인식이 바뀐지 오래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10년,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에 효과가 있었느냐'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8.5%는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대형마트 규제에도 전통시장·골목상권이 살아나지 않아서'(70.1%)라고 응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느냐'는 물음에는 57.3%의 사람들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유통 규제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더욱 막심하다"며 "대형마트의 휴일 지정으로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게 아니라 아예 장보기를 멈춰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학자들 역시 대형마트 주변에 있는 소상공인들이 훨씬 더 보호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대형마트로 인해 지역상권에 플러스가 됨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되는 규제를 만들어놨다"고 지적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온라인유통 확대, MZ세대 부상, 4차산업기술 발전 등으로 유통시장 환경은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면서 "규제보다는 소비트렌드와 시대흐름을 반영하여 공정한 경쟁환경을 구축하고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해가는 방향으로 유통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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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35.2% 제자리걸음…'동해 석유' 발표 별무신통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중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5.2%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2.2%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6%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0.1%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0.6%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7.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6.5% '잘 못함' 72.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2.3% '잘 못함' 64.4%였다. 40대는 '잘함' 22.5% '잘 못함' 75.3%, 50대는 '잘함' 32.3% '잘 못함' 66.5%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45.5% '잘 못함' 51.4%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5.0%로 '잘 못함'(40.1%)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7.0%,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6.2%, 대전·충청·세종 '잘함' 34.8% '잘 못함' 63.6%, 부산·울산·경남 '잘함' 35.7% '잘 못함' 59.9%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1.9% '잘 못함' 45.6%, 전남·광주·전북 '잘함' 21.9% '잘 못함' 75.1%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8.0% '잘 못함' 54.6%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2.4% '잘 못함' 65.7%, 여성은 '잘함' 38.0% '잘 못함' 58.8%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결과에 대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 국정브리핑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로 인한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의 이슈를 거치면서 지지율 반등을 노릴 수 있었다"며 "그러나 액트지오사에 탐사 분석을 맡긴 배경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고, 육군 훈련병 영결식에 참석하는 대신 여당 워크숍에 가는 모습 등 때문에 민심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앞으로 큰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지지율은 떨어지지도, 올라가지도 않을 것 같다"며 "많은 국민이 기대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아예 버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지지율이 올라가려면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6-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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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내년 3월까지 연장...기관 상환기간 제한키로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당정이 기관 공매도의 대차 상환기간을 90일 단위로 최대 4번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불법 공매도 벌금이 현행 부당이득액의 3~5배에서 4~6배로 상향되는 등 제재도 강화된다. 공매도 금지조치는 '불법 공매도 중앙차단시스템'이 구축되는 내년 3월까지 연장된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를 가진 뒤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13 leehs@newspim.com 당정은 우선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정 정책위의장은 "전체 공매도 거래의 92% 이상을 차지하는 기관투자자에게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 사전 차단하는 자체적인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의 구축을 의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거래소에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추가 구축해 기관투자자의 불법 공매도를 3일 내 전수점검하고 기관 내 잔고관리 시스템 유효성도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정책위의장은 또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모든 법인투자자는 무차입 공매도를 예방하기 위한 내부 통제기준을 마련해 운영해야 한다"면서 "증권사도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모든 기관, 법인투자자의 내부통제기준을 확인해야 하고, 확인된 투자자만 공매도 주문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정은 또 공매도를 위한 대차의 상환기간을 제한하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를 목적으로 빌린 주식은 90일 단위로 연장하되, 12개월 이내 상환하도록 제한하고 개인 대주의 현금 담보비율을 대차 수준인 10%로 인하, 코스피200 주식의 경우 기관보다 낮은 120%를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13 leehs@newspim.com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과 제재는 강화하기로 했다. 불법 공매도 벌금을 현행 부당이득액 3~5배에서 4~6배로 상향하고, 부당이득액 규모에 따라 징역을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불법 공매도 거래자에 대한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임원선임 제한, 계좌 지급정지도 도입할 예정이다. 정 정책위의장은 "오늘 민당정협의는 공매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시장 질서를 확립해나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민당정은 협력체계를 지속해나가면서 오는 2025년 3월말까지 철저한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도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도 연내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산시스템이 완비되는 내년 3월 말까지 현재의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oneway@newspim.com 2024-06-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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