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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사고 줄이는 또 다른 방법…실수하는 인간을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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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수 한성대 사회안전학과 특임교수

지난해 산업재해로 근로현장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사망자수는 828명. 주말을 제외한 근로일 기준으로 치면 하루에 3명꼴로 멀쩡하게 출근한 뒤, 가족의 품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셈이다. 국가간 비교기준인 전체 산업노동자 10만명당 사고사망자수는 3.61명으로, 35개 회원국 평균치(2.43)보다 많고, 중대재해 감축의 선진국인 영국(0.88)에 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현 산재 사망사고 규모가 영국의 6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어쩌다 선진국!'으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압축성장 등 특수성을 고려해도 변명할 여지가 많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어렵사리 도입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27일 첫 시행됐음에도 불구,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 1분기 고용노동부가 최초로 발표한 '재해조사대상 사고사망자'는 165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명(4.8%) 줄었다. 일단 사망자가 소폭이나마 감소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그간 법 시행에 대비해 2년 이상 경영진과 사업주가 대비해왔다는 점에선 기대할 만한 하락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중처법 시행으로 법 적용 대상 사업장·사업주·경영진 모두가 사고감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건 부인할 여지가 없다. 처벌적 성격이 강한 법이기 때문에 경영진과 회사 모두가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안전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위의 국가 간 10만분율 비교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고사망은 분명히 감축될 여지가 있고, 분명히 줄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중대재해처벌법 신설 및 적용의 목적 역시 경영진을 무조건 처벌한다기보다는 근로현장에서 우리 가족과 이웃의 귀중한 목숨을 지키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예산, 인력, 조직만 확충된다고 해서 안전사고가 감축될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 산재 현황을 보면 일단 감소할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올 1분기 재해사망 통계 기준으로 볼 때, 약 70%가 △작업절차 기준 미수립 △추락방지조치 미실시 △위험기계 안전조치 미실시 △보호구 지급 미조치 등으로 사측에서 제대로 조치한다면 근로자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외 30%는 조치만 제대로 한다고 해서 줄어들기 어려운 근로자의 실수 및 부주의 등으로 인한 경우다.

바꿔 해석하면, 근로자 실수나 부주의로 인한 30%는 기존처럼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서만 될 것이 아닌, 조금더 적극적으로 안전을 챙겨야 할 부분이다. 이런 30%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간 생각하는 이상적인 근로자, 즉, 안전수칙을 잘 따르고, 받는 교육과 훈련을 까먹지 않고 실행하는 '최적의 인간'이 현실에선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인간을 '완벽한 인간'(Econs)이 아닌 '실수하는 인간'(Humans)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근로현장에 일하는 '현상유지편향'(status quo bias)을 갖고 있다. 위험이 닥쳐오는 데도 재빨리 피하려하기보다는 "이것만 끝내고..."라며 조금더 일하다가 현장에서 큰 사고에 직면하는 근로자가 발견되곤 한다. 혹은, 새로운 안전 기술을 도입해서 배웠는데도, "그래도 난 이게 편해"라면서 기존 것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이지도, 리스크를 줄이지도 못하는 게 우리 현실의 인간이다.

또, 우리는 '위험보상편향'(risk compensation bias)를 가지고 있다. 장비가 안전하지 않거나, 자신이 위험스러운 상황에 있다고 판단되면 주의하면서 일해 사고가 크지 않지만, 좋은 보호구와 장비를 장착했을 때는 이른바 '장비발'을 믿고 더 자만하게 일하다가 큰 사고를 내는 게 우리일 수 있다.

때로는, 본인이 한 번 시도해보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그게 위험한 행동일지라도 "봐! 내가 괜찮다고 했지!"라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자기 과신이 인간이고, 때론 그 과신에 성공도 하지만, 안전 측면에서 위험 요인이다. 안전교육을 아무리 받더라도 '쇠귀에 경 읽기'가 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적극적 안전'을 위한다면, 이러한 인간의 행동오류까지 고려해서 예방하고 조치해야 하고, 이를 통해 '나머지 30%'의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적극적 안전인 동시에 안전문화를 제대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사업주는 안전수칙을 잘 만들어놨으니 할 일을 다한 게 아니라, 적극적인 안전책을 위해 예산과 인력과 조직을 정비하고, 이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모두 여겨야 한다. 안전(safety)보다 일(work)이 우선이 아닌, 안전과 일이 같이 우선시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게 우리 가족·이웃·사회 모두를 더욱 안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박기수 교수는 연합뉴스와 한국일보 기자로 일하다 보건복지부 등 공직을 거쳐 현재 한성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안전학과에서 재난안전과 행동경제, 안전커뮤니케이션, 재난안전정책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언론학 박사와 보건학 박사를 모두 취득해 감염병, 커뮤니케이션, 안전 등 융합분야에서 전문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 대응평가 등재위원, 행정안전부 국가안전대진단 민간전문가, 재난안전위기관리협회 기획이사, 대한보건협회 홍보이사 등으로 활발하게 각종 안전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모토는 '재난·재해로부터 우리 가족·이웃·사회 모두 더욱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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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애틀랜타 잔류…1년 2000만 달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이 다년계약 의지를 접고, 다시 한 번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섰던 그는 결국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MLB닷컴과 현지 유력 매체들은 16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계약기간 1년, 총액 2000만 달러(약 294억원)에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의 1년 계약을 알리는 애틀랜타 홈페이지 그래픽. [사진=애틀랜타] 2025.12.16 zangpabo@newspim.com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이후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1년 후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과 허리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야 복귀했고, 이후에도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으며 제 기량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9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유격수 보강이 필요했던 애틀랜타가 손을 내밀었다. 이적 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김하성은 시즌 전체 성적을 타율 0.234, 5홈런, 17타점으로 마무리했고, 애틀랜타 소속으로 뛴 24경기에서는 타율 0.253에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선택의 기로에 선 김하성은 2026시즌 연봉 16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행사했다. F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특급 유격수가 거의 나오지 않아, 애틀랜타를 포함한 여러 구단이 유격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김하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MLB닷컴 역시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김하성이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다년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결과는 1년 계약이었다. 복수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김하성 측은 다년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평균 연봉과 보장 기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몸 상태와 수비는 이미 증명된 만큼, 한 시즌 더 건강하게 뛰고 다시 시장으로 나가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장기 플랜을 팜 시스템과 병행해 설계하는 상황이라, 1년 고액 단기 계약으로 2026시즌 공백을 메우는 게 이해관계에 맞았다.​ 유격수 시장이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별도의 트레이드 패키지 없이 단기 재계약으로 주전 유격수를 확보했다는 점은 애틀랜타 프런트의 가성비 있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결국 김하성의 선택은 지금보다 더 좋은 계약을 위한 1년짜리 베팅인 셈이다. 부상 리스크를 털고 건강하게 풀시즌을 치르면서 롱런 가능성을 증명한다면, FA 세 번째 도전이 될 내년에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zangpabo@newspim.com 2025-12-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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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통일교 의혹' 15시간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택과 의원실,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 총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15시간 40분이 이날 0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경찰은 전 의원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명품시계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밤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5.12.15 leehs@newspim.com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18~2020년 사이 현금 3000만~4000만원과 명품시계 2개를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에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의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금품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자택, 대한석탄공사 사장 집무실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이들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금품 수수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지난 2018년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면 올해 말 공소시효가 만료될 수 있다. 다만 뇌물수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최대 15년으로 늘어나는데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까지 함께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에 대한 수사 접견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한 총재의 경우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 총재를 금품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2018년 무렵의 통일교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전현직 정치인에 금품을 전달한 시기인 2018년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앞서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한 바 있는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특검에서 넘겨받은 통일교 의혹 관련 자료가 부실해 경찰이 직접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특검은 넘겨줄 자료는 다 넘겨줬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내 파일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환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전재수 의원(전 해수부 장관)의 사무실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5.12.15 pangbin@newspim.com origin@newspim.com 2025-12-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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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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